옛날 어느 산골에 농사를 짓고 사는 농부가 있었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올 것을 미리 알고 동네 사람들에게 알려주곤 했다. 그뿐만 아니라 눈이 내릴 것, 강풍이 불어올 것까지도 미리 말하곤 했다. 그런데 그 사람이 하는 일기예보(?)가 신기하게도 거의 다 들어맞았다.
소문이 서울에까지 알려져, 지금으로 말하면 기상청에 특채되어 근무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근무하게 된 후로 예전의 그 실력이 나오지 않았다. 엉뚱한 예보, 엉터리 예보만 수없이 해댔다. 고향에 있을 땐 무명으로 만든 옷을 입고 무명 허리띠를 사용했는데, 서울에 와서는 양복에 가죽 허리띠를 사용하며 생활하게 되었다.
문제는 의복에 있었다. 특히 허리띠에 비밀이 있었다. 들판에 나가 일하면서, 땀 흘리고 때로는 비도 맞으며 매고 다닌 허리띠를 제대로 세탁해서 사용했을 리 없다. 그 허리띠는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려고 하면 눅눅해지는데, 그 느낌과 경험으로 일기예보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가끔 기상예보가 맞지 않는다고 야단들이다.
그렇다. 빗나갈 때가 많다. 오보는 고스란히 국민 모두가 골탕을 먹거나,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원인을 찾아야 한다. 찾아낸 문제점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기상청에서는 슈퍼컴퓨터를 가지고 정보를 얻고 정보를 분석하여 예보를 하고 있다. 거기에 예보관들의 감각이 더해진다고 한다. 감각으로도 안되면 다른 장비와 방법을 찾아서라도 정확도를 높여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기상예보가 100% 적중하기 힘든 것은 기상이변도 한몫한다. 그건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그래서 우리들도 우리들을 위해 할 일이 있다. 갑자기 늘어나는 공장과 바뀌어가는 생활양식 등이 환경을 오염시키기도 한다. 공장 폐수와 생활하수는 강으로 흘러 들어가고 심한 악취는 코를 자극한다. 수돗물은 안심할 수 없어 약수터를 찾고 생수를 사다 마신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 살면서 왜 빈곤하게 살 때보다 공해와 오염에 시달려야만 할까? 개발이랍시고 온 산과 들은 마구 훼손되고 있다. 지구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늘은 스모그 현상으로 뿌옇다. 내리는 비를 흠뻑 맞으며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깨끗한 비가 내린 옛날이 그립다. 더 이상 산과 들을 파헤치고 오염시켜서는 안 된다. 공해를 줄이고 환경을 보전해, 날씨가 순조롭게 흘러 기상예측이 빗나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 나아가야 한다.
2009년 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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