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십일월에 태어날 손자의 이름을 짓는
소중한 과제를 선물로 받았다
삼십 년 전에는 두 아들의 이름을
즐거운 마음으로 지었는데
이제는 그 녀석들의 아들 이름을
만들어 주려고 글자와 씨름한다
맘에 드는 남자 이름을 찾아야 하고
여자 이름도 예쁘게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지어보는데
흔한 이름이거나
남이 쓰는 이름은 싫고
참신함이 묻어나는
이름을 골라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부르기 좋고
듣기 흐뭇하고
기억하기 쉽고
쓰기 편한 이름을 짓기 위해서
손자가 우리 곁으로 오기 전까지
작명의 산고는 이어질 것 같다
2008년 7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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