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靑心 장광규
소를 가족처럼 생각했지요
사랑채 한 간 외양간 만들어
소에게 주었지요
여름에는 시원하게 지내고
겨울엔 포근히 지내게 했지요
아침저녁으로 쇠죽 끓여
배고프지 않게 먹였지요
소와는 친구같이 지냈지요
논밭에 일하러 갈 때
소를 앞장 세워 들판으로 가
자유롭게 풀 뜯어먹게 했지요
편히 쉴 수 있게
쇠파리도 쫓아 주었지요
더우면 나무 그늘에서
낮잠을 함께 즐기기도 했지요
소는 효자였지요
논갈이 밭갈이할 때
몸 아끼지 않고 쟁기질했지요
짐 가득 싣고
비탈길 꼬부랑길 따라
5일장에 갈 때도
소는 달구지를 끌고 다녔지요
큰 소 되면 내다 팔아
송아지로 바꾸고
남은 돈으로
아들딸 학교 보내고
결혼할 때 혼수 장만했지요
논 사고 밭 살 때 보탰지요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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