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행연습
무덥던 칠월 하순 어느 날
짧은 백일 휴가 다녀간 뒤
네 생각 하도 나서
의정부 포천 신철원을 거쳐
문혜리 동막리를 찾아
근무하는 부대 앞까지 갔다
그날 비가 많이 내리고
아빠의 운전도 서툴고
처음 가는 길이었지만
멀지도 지루함도 느끼지 못했다
좋은 날 잡아 면회 가려고
미리 한 번 연습을 해본 것이다
물어 물어서 가는 길이었지만
짜증 나지 않고 가벼운 마음이었다
부대 앞에서 너의 모습을 그리며
보고 싶은 마음 꾹꾹 누르고
엄마 아빠는 다시 집으로 왔다
약도를 만들고 또 지우고
다시 고쳐 그려보고
코스를 익히기 위해 시간 나면
그 길 따라가다가 돌아오고
와서는 약도를 다시 펼쳐본다
팔월 하순 토요일에
엄마 아빠는 지성이랑
드디어 너를 만나러 간다
음식도 장만해 가고
이것저것 준비 중이다
큰아들아!
그때 만나자
2000년 7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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