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靑心 장광규
줄을 서서 오가는 계절
어느 한 계절에 기대고 싶지 않아
얼굴 내미는 계절에 눈길을 주며
떠나는 계절을 아쉬워하네
봄이라고
언제까지나 머무르지 않기에
무턱대고 좋아할 틈도 없네
꽃의 향기를 느끼기도 전에
어느새 조용히 떠나네
나뭇잎 우거지며 여름은 오고
여름이 더워서 싫지만
미워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네
바다로 산으로 이끌며
더위를 잊으라 하네
가을은
차분하게 찾아와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무게가 있는 결실로
몸과 마음을 넉넉하게 하네
찬바람이 불어 추워지고
세상이 꽁꽁 얼어붙는 겨울이지만
포근함을 느낄 수 있게
눈이 펑펑 내려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드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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