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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노래

수염을 깎으며 / 장광규

by 청심(靑心) 2011. 8. 4.

 

     

 

수염을 깎으며

 

                     靑心 장광규

 

거울 앞에 선다
나는 보이지 않고
흐르는 세월만 보인다
면도기를 챙겨 얼굴에 댄다
수염이 잘게 잘려 나간다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보니
그제야 누군가가 나타난다
많이 본 듯한 얼굴
나를 나를 본다

나를 간직하고 싶어
가는 세월을 붙잡고 싶어

아침마다 수염을 깎는다
꼼꼼하게 수염을 다듬으면
세월도 감동해 쉬엄쉬엄 가리라

거울아!
나를 향해 크게 웃어다오
나도 너를 보고 활짝 웃으련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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