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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노래

물과 불 / 장광규

by 청심(靑心) 2012. 2. 9.

 

 

물과 불

 

                  靑心 장광규         

 


말없이 길 찾아가는 냇물
조용히 흐르는 물결 속에
마음이 저절로 시원해진다
한없이 부드러워 보이고
순하고 힘없어 보이지만
한번 품 안에 꼬옥 안아주거나
함께 조화를 이루게 되면
단단한 몸으로 살아가는 힘이 있다

 


타오르기 시작하면
그 힘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인정사정없을 것 같고

무서울 정도로 강하지만
가까이 있게 하거나
제 몸속에 넣었다 밖으로 내보내면
빛을 발하게 하는 힘이 있다

 

씻는 것 흐르는 것으로 생각하는 물
순하고 부드러운 것만은 아니다
태우는 것 조심해야 할 것으로 기억되는 불
강한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물은 물 자체로
불은 불 자체로
상대방과 함께 어우러져
무슨 느낌과 자극을 주고받았는가
어떤 분위기인가에 따라
강하고 억센 모습을 보이기도
순하고 약한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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