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역에서
靑心 장광규
복잡하기로 소문난 곳
신도림역에 아침이 오면
이동하는 인파로 붐빈다
이 마을 저 마을에서 모여든
5일장의 북적거림은 비교도 안 된다
저 많은 사람들이 어디서 왔다
어디로 가는 걸까
강남 방면에서 혹은 신촌 방면에서
2호선을 타고 와 이곳에서 내려
1호선으로 갈아타려는 사람
의정부 또는 인천 쪽에서 타고 와
2호선으로 갈아타려는 사람
도림천역에서 한 정거장 타고 와서
2호선 또는 1호선으로 갈아타려는 사람
도림천역을 거쳐 까치산역으로 가서
5호선을 이용하려는 사람들
한 무리가 빠져나가면
그걸로 끝인 줄 알았다
한산해지고 조용해지면
한숨 돌리고 싶지만
그게 아니다
썰물처럼 밀려 나가면
또 우르르 밀물 되어 들어온다
숨 가쁘게 흐르는 물결이다
차를 갈아타려고
더러는 밖으로 나가려고
계단을 내려가는 발길
에스컬레이터에 오르는 발길
이쪽으로 걷는 사람
저쪽으로 가려는 사람
길을 묻는 사람
일상이 된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
목적지를 찾아 처음으로 끼어든
뒤엉킴 속에 숲을 헤쳐나가느라
마음은 급한데 발길은 더디다
하루가 활기차게 열리는
신도림역은 평온한 전쟁터다
분주히 오고 가는 발길이
꼭 개미들의 움직임 같다
벌 떼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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