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수원에 살고 있는 큰아들의 집을 가기 위해 도로를 달리면서 가을이 무르익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가로수는 울긋불긋 물들어 있고, 도로에 떨어진 단풍이 바람에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것은 환상적이었다. 거기에 가을 햇살이 기분 좋게 내려와 분위기를 맞춰주고 있지 않은가.
옆에 앉은 아들도 가을을 느끼는 여유를 보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 녀석은 얼마 전에 결혼을 하여 수원에서 살고 있다. 누군가는 큰아들인데 함께 살지 따로 살게 하느냐고 했다. 서로 편하게 살면 되지 뭐 그런 것 가지고 신경 쓰고 싶지 않다. 나가 사는 그 녀석도 직장이 수원이 아니고 서울이었으면 함께 생활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토요일 오후에 어머니 아버지 보러 온 아들 내외와 일요일 오후에 반찬 조금 하고 자질구레한 것 가지고 함께 가는 길이다. 가끔씩 바람이 불어 낙엽이 날리며 차량을 스치는 것이 싫지만은 않다
며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춥더니 비까지 내렸다. 오랜만에 바깥을 나가보니 이제 올 가을도 많이 지나 겨울로 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 곱던 나뭇잎이 다 떨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나 처음 모습으로 있는 게 없다. 저 단풍도 낙엽이 되어 이별하고 부모와 자식도 떨어져 살기도 한다.
2007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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