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추운 계절이다.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지고 바람도 세차게 몰아친다.
눈도 내리고 얼음도 언다. 추우면 몸을 아끼고 활동량이 적어지며 부자연스럽게 지낼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덜 춥고 포근한 겨울이 되기를 누구나 기대하기 마련이다.
어린 시절을 보낸 농촌의 겨울 생각을 한다.
한겨울이 오기 전에 월동준비를 하는 것이다. 우선은 밭에서 기른 배추와 무를 뽑아다 김장을 하는 것이다. 김장한 배추를 독에 담아 땅속에 묻기도 한다. 무도 땅에 구덩이를 파고 묻어 다음 해 봄까지 먹을 수 있도록 한다. 그다음엔 틈틈이 만들어 놓은 이엉으로 초가지붕을 인다. 지저분한 지붕을 걷어내고 새 이엉으로 덮으니까 깨끗하고 기분도 상쾌해진다. 또 보온효과도 있는 것이다. 그다음은 메주를 쑤었다. 메주를 쑤기 위해서는 콩을 삶아야 하는 데, 안방 부엌의 밥솥이며 사랑방의 가마솥에 불을 때며 콩을 삶는다. 그렇게 콩을 삶으면 방이 뜨끈뜨끈하여 며칠을 뜨겁게 지낸 기억도 있다. 그리고는 창호지로 문과 문풍지를 발라 바람구멍을 차단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작과 소나무 낙엽 등 땔감을 많이 장만해 놓으며 겨울준비를 하는 것이다.
김장하고 메주를 쑤고 준비하는 건 먹거리를 장만하는 것이다. 장만하면서 먹을 수도 있고 그 맛을 기억하면서 따뜻함을 느끼기도 한다. 지붕을 새로 이고 문풍지를 바르고 땔감을 마련하는 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준비과정에서도 서로 도우며 정도 느끼고 불을 때면서 따뜻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은 따뜻한 옷만 입는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따뜻한 마음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한 것이다.
2006년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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