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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며 느끼며41

<우리말 겨루기> 도전기 / 장광규(張光圭) KBS 제1방송 프로에 가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우리말 실력을 겨루는 프로다. 이 프로에 출연해 보려고 무려 다섯 번의 도전을 했다. 그 이야기를 이쯤에서 풀어놓을까 한다. 예심을 보기 위해서는 KBS 홈페이지에 신청을 해야 한다. 매주 신청을 하면 그다음 주 월요일에 발표를 한다. 이렇게 신청을 받아 예심은 한 달에 한 번,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한다. 예심은 필기시험과 면접으로 되어있다. 필기시험에 합격한 사람을 대상으로 면접을 보게 된다. 필기시험 문제는 20문제다. 커트라인은 미리 정해놓지 않는다. 시간은 15분이다. 이 15분 동안에 생각하고 답을 적어야 한다. 시간이 짧다고 느껴지기에 알고 있어도 생각이 안 나는 경우도 있다. 긴장도 되고 잘 보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2009. 9. 2.
한국 우주로 향하다 / 장광규(張光圭) 『나로호 발사 절반의 성공』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2009년 8월 25일 오후 5시 계획대로 발사되었다. 지난 2002년 8월 개발사업이 시작된 이후 7년여 만이다. 한국이 우주로 가는 길은 순탄치만은 않아, 일곱 번을 연기하고 여덟 번만에 쏘아 올린 것이다. 한편 교과부는 이날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했다고 밝혔으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열 번째 위성 발사국의 꿈도 물거품이 되었다. 나로호의 명칭은 그 지역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2009년 8월 25일 2009. 8. 25.
좋은 계절이다 / 장광규(張光圭) 같은 날 두 장의 결혼 청첩장을 받았다. 두 집의 결혼식 날짜가 같다. 혼자 두 군데를 갈 수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한다. 한 사람은 고향사람으로 집안의 동생뻘 되는 사람이다. 또 한 사람은 직장생활을 같이 하면서 비교적 가깝게 지냈던 사람이다. 동생뻘 되는 사람은 아들의 결혼식이고, 옛 직장동료는 딸의 결혼식이다. 아들의 결혼식을 하는 곳은 분당이며 시간은 오후 한 시다. 딸의 결혼식을 하는 곳은 부평으로 시간은 오후 한 시 이십 분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두 곳 다 직접 가고 싶다. 그러나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가까운 곳에서 시간차를 두고 결혼식을 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같은 시간대에 더구나 거리가 아주 많이 떨어져 있다. 며칠을 생각하게 한 그 결혼식이 바로 .. 2008. 4. 21.
오늘은 소한 / 장광규(張光圭) 음력으론 동짓달이지만 양력으론 해가 바뀌고 맨 처음 나타나는 절기다.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는다'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도 한다'는 속담이 있듯 소한은 절기상으로 추운 시기다. 하지만 기후변화 등으로 해마다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 겨울 논밭에 보리가 자라고 있을 때 눈은 보리의 이불이 도기도 했다. '첫눈을 먹으면 감기에 안 걸린다' '첫눈에 넘어지면 재수가 좋다' '장사 지낼 때 눈 오면 좋다'라고 할 정도로 눈은 상서롭게 생각하기도 하는데, 가뭄 해소와 화재예방으로 겨울철의 특별한 선물이 되어 소한을 전후해 많이 내리기도 한다. 2008년 1월 6일 소한인 오늘, 서울지방은 대체로 맑은 날씨에 최저기온은 0℃ 최고기온은 8℃다. 첫눈이 내린 후 아직까지 눈은 오지 않았다. 2008년.. 2008. 1. 21.
사람과 사람 / 장광규(張光圭) 가게를 장만해 장사를 하는 친구가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부럽다고 했다. 큰돈은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월급이 나오고 보너스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럿이 근무한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또한 일정한 시간에 출근하고 일정한 시간에 퇴근을 할 수가 있다. 공휴일이나 일요일은 쉴 수가 있다. 그런 것들이 눈에 띄었던 것 같다. 세월이 흐른 지금 그 친구는 장사를 잘하고 있다. 사업장도 유명해지고 단골손님도 늘어나고 돈도 많이 모은 것 같다. 나이를 먹어도 스스로 하고 싶은 의욕만 있으면 언제까지나 할 수 있는 것이 개인장사의 장점이다. 운이 따랐는지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직업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친구를 만날 때면 말은 안 하지만 부럽기만 하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은 조직의 구.. 2006. 9. 21.
가을에 띄우는 편지 / 장광규(張光圭) 차로! 정말 오랜만일세. 자네에게 편지를 쓴다는 일이 쉬울 것 같았는데, 이렇게 어려울 줄은 미처 몰랐네. 멀리서 가까이서 무언의 대화는 계속하고 있었지만, 세월이 흐를 만큼 흐른 지금 지면에 글을 적어 봉투에 넣고 우표를 붙여 보내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을 전하려 하니 반갑기만 하다네. 추분이 지나고 기온도 떨어지더니 파란 하늘이 뒤로 두어 걸음 물러섰더군. 이맘때쯤이면 고향의 들녘은 황금빛 풍요로움으로 가득 차 있겠지. 차로! 자네는 항상 고향을 잊지 못하고 살아간 댔지. 어린 시절 꿈을 키워가던 고향. 신체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마음의 넉넉함까지 가져다준 고향. 철없이 지낸 그때의 추억들은 가슴속에 생생히 남아 숨 쉬고 있겠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보려는 자네는 욕심쟁이. 마도로스가.. 2005. 9. 21.
그날의 산행 / 장광규(張光圭) 11월 하순이었으니 겨울이라고 해야겠다. 아마 초겨울이라고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단풍도 떨어지고 있었으니 가을 기분도 났다. 늦가을의 허무하고 쓸쓸한 느낌이 드는 그런 계절이다. 일요일 오후 길을 나선다.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에서 내린다. 방 안에 앉아있자니 답답해 바람이라도 쐬러 나온 것이다. 남산에 오르기로 작정한다. 남산을 오른 적은 몇 번 있다. 그때는 좋은 기분으로 올랐다. 그러나 이번은 좋은 기분으로 올라온 게 아니다. 지금 몇 달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일에 대하여 생각해 보거나 잊어버리려고 산을 오르는 것이다.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관악산으로 갈까 망설이다 이곳으로 왔는데 그곳으로 갔더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얼마쯤 오르다 필동을 내려다보니 푸른 유니폼을 입고 근무했던 군부대가 .. 2005. 9. 21.
어머니께 / 장광규(張光圭) 어머니! 오랫동안 소식 못 전했습니다. 올여름은 유난히도 더운 것 같습니다. 이 더운 여름철을 어떻게 지내신 지 궁금합니다. 이곳의 저희들은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곳은 농사철이라 바쁘시지요. 논과 밭에 온갖 씨앗을 뿌리고 잘 자랄 수 있게 가꾸겠지요. 철 따라 곡식이 자라는 모습은 평화스러움이지요. 넓은 들판에 나가면 마음이 시원해지는 것은 자연의 힘이지요. 회색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매력이 그곳은 가까이에 널려있지요. 떠나와 살면서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이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는가를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명절이 되면 내려가고 시간만 나면 찾아가던 때가 있었지요. 그때는 살기가 어려워서 그랬을까요? 갈 때마다 어머니께서 쌀이며 고추며 마늘이며 곡식을 싸 주셨지요. 가을이면 호박도 주시고.. 2005. 9. 21.
가을이기에 / 장광규(張光圭) 책을 가까이하는 편은 아니지만 책을 펴 들면 졸음이 온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성미 탓인지는 몰라도 책 한 권 제대로 읽어본 기억이 없다. 신문은 가까이하는 편인데 오래된 것을 읽으면 재미가 있더라. 얼마 전, 사내 도서실 문을 두드리고 한 권을 빌려 가지고 온 적이 있었다. 내가 모르고 있는 시인의 작품세계는 어떤 것일까? 무엇이 발견되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에 차있었기 때문이다. 총 3권으로 되어 있는 시집인데, 제1권 「민들레의 영토」였다. 몇 페이지를 읽어본 나는 실망을 했다. 시인이 쓴 글이 초등학생이 쓴 글처럼 너무나 정직하고 맑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 졸음이 온다. 그만 읽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기왕 가져왔으니 끝까지 읽어 자고 마음속으로 다짐해 갔다. 처음과는 달리 .. 2005.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