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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날에 / 장광규(張光圭) 내일은 일요일 세월은 소리 없이 잘도 가는데 컨베이어의 물결을 타는 시간은 낮이나 밤이나 더디게만 흐른다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통근버스에서 졸아야 하고 전철을 타고 졸다 종점 구경도 하고 줄 서는 배식구 앞에서 졸아야 하는 미워할 수도 외면할 수도 없는 사람들아! 내일은 쉬는 날이다 식당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 컵라면을 끓여먹고 종이를 깔고 공장 바닥에 더러는 탈의장 발판에 누워 피곤한 몸을 달래지 않아도 되는 내일은 일요일이다 목욕탕에도 다녀오고 가족과 함께 TV를 보며 웃기도 하고 가끔은 바깥나들이를 할 수 있는 기다리지는 날이다 공책을 뒤적이다 발견한 글이다. 1995년의 모습이다. 그러기에 오래된 내용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일지 모른다. 그러나 과거가 없었으면 현재도 없고 또 미래.. 2012. 5. 1.
수원 효원공원에서 / 장광규(張光圭) 오늘은 수원에 갔네. 큰아들이 중국 출장을 갔다 22일 만에 어제 돌아왔기에 얼굴도 볼 겸해서 갔네. 큰아들 큰며느리 큰손자 둘째 손자를 오랜만에 만나 즐겁게 지내다 왔네. 오후엔 집 근처에 있는 효원공원으로 가 손자들 자전거를 태우기도 하고 나무 그늘에서 쉬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네. 1995년에 조성된 공원은 엄청나게 크기도 하지만 위치도 좋아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도 하네. 공원 안에 있는 '월화원' 구경도 하였네. ◆ 월화원 '월화원'은 중국 남쪽 지역에 있는 전통정원이다. 중국 명조 말에서 정조 초기에 만들어진 민간의 정원형식을 기초로 수원의 효원공원에 현대 기술을 접목하여 조성했다고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곳을 둘러보는 사이 중국에 온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산수, 자연의 미와 영남 원림의 특.. 2012. 4. 29.
진행 중 / 장광규 진행 중 靑心 장광규 시간은 금(金)이다 침묵도 금(金)이다 그러기에 시간은 말없이 흘러가도 금값은 오른다 2012. 4. 28.
모과꽃 / 장광규 모과꽃 靑心 장광규 나무란 나무는 꽃이 떨어져 시들었는데 그대는 이제야 피는가 우거진 나뭇잎 사이 보일 듯 말 듯 드문드문 불그스레하게 피는 꽃 열매는 손꼽히게 크면서 꽃은 아주 작게 피어 눈에 띄지 않는 꽃 모과여! 가을 햇살 받으면 단단해 우락부락하게 될 텐데 무슨 사연 있길래 얼굴 반쯤 가린 부끄러운 모습인가 무엇이 바쁘길래 느지막하게 오는가 꽃은 2012. 4. 27.
산 / 장광규 산 靑心 장광규 산이 많은 곳에서 태어나 자랐네 산은 삶의 터전이고 그늘을 만들어 주고 찬바람을 막아주는 병풍이었네 촌놈이란 소리 듣기 싫어 가난한 티 내고 싶지 않아 산골에서 살았다는 말을 못 하였네 인파에 부대끼고 공해에 시달리면서 푸른 나무들을 간직하고 넉넉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 산이 생각나네 산이 좋아 산이 그리워 그곳에 가고 싶네 2012. 4. 25.
꽃의 독백 / 장광규 꽃의 독백 靑心 장광규 새 생명 태어나듯 자연스럽게 흉내 낼 수 없는 알맞은 향기로 신비스러운 모습 간직하고 꽃이 웃음으로 다가오면 다투듯 사람들이 모여들지만 그것도 잠시뿐 꽃은 시들어버리거나 마음 약한 손에 의해 꺾이는 신세가 되기도 한다 꽃은 독백한다 초록빛 세상일 때가 좋았지 꽃망울을 준비할 때가 좋았지 내면으로 성숙되어 갈 때가 좋았지 향기를 간직하고 있을 때가 좋았지 기다림이 있을 때가 좋았지 차라리 웃음을 참았더라면 2012. 4. 22.
5월에 / 장광규 5월에 靑心 장광규 5월은 어린이날이 있어 푸르디푸른 달 어버이날이 있어 꽃을 주고받는 달 어린이와 어버이가 함께 웃는 달 맑은 햇살이 찾아오고 초목도 싱그럽게 인사하네 오늘의 어버이도 어제는 어린이였네 자라나는 어린이가 내일은 어버이가 되네 어른은 어린이를 사랑하고 어린이는 어른을 공경하며 살아가는 세상이 정말 좋네 태어나 저절로 크는 줄 알지만 부모 되어야 어버이의 마음을 진정으로 알 수 있네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받은 사랑 아들딸에게 이어가네 아버지는 저만큼 서 있는 뒷모습이 어머니는 손 내밀며 다가오는 모습으로 언제까지나 기억될 그리움이네 가족이란 울타리에 사랑을 심고 결실을 행복이라 부를 수 있어 참 따뜻하네 포근하게 지낼 수 있네 2012. 4. 20.
눈처럼 내리네 / 장광규 눈처럼 내리네 靑心 장광규 언제부턴가 하나둘 눈처럼 날리더니 오늘은 많이 내리네 햇빛에도 녹지 않고 기분 좋은 향기까지 있네 벚꽃은 떨어지고 떨어지는 꽃잎은 눈이 되네 아름다움이 깔리고 행복한 얼굴들이 보이고 흐뭇한 웃음으로 번져가네 4월은 벚꽃이 피고 벚꽃이 지며 향기를 주고 웃음을 주며 세상을 환하게 밝혀주는 달 2012. 4. 19.
벚꽃 / 장광규 벚꽃 靑心 장광규 봄이면 벚나무에 향기가 나는 꽃이 핀다 옥수수 튀밥 같은 꽃이 수없이 달린다 한없이 보고 싶은 순한 아이의 얼굴이다 해맑은 웃음을 터뜨리며 큰 기쁨 안긴다 나무는 두 팔 벌려 꽃등과 꽃등을 연결하고 손댈 수 없는 신비스러움으로 꺼지지 않는 불빛으로 낮이나 밤이나 변함없이 흥겨운 꽃 잔치를 펼친다 햇빛은 너그럽게 따사롭고 벌들도 분위기를 맞춘다 2012.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