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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눈높이 / 장광규 사랑의 눈높이                     靑心 장광규  아들딸 태어나면 건강하고 씩씩하여라 바르고 참되게 살아라 처음엔 기본적인 것에 눈높이를 맞추네 간절한 바람은 커가는 키보다 더 빠르게 빠르게 올라가네 위를 향하여 자꾸자꾸 올라가네 끝없이 올라가네 마음 정성 모아 희망 가득 싣고 높이높이 올라가네 하늘까지 올라가네 2010. 9. 23.
계절은 / 장광규 계절은 靑心 장광규 줄을 서서 오가는 계절 어느 한 계절에 기대고 싶지 않아 얼굴 내미는 계절에 눈길을 주며 떠나는 계절을 아쉬워하네 봄이라고 언제까지나 머무르지 않기에 무턱대고 좋아할 틈도 없네 꽃의 향기를 느끼기도 전에 어느새 조용히 떠나네 나뭇잎 우거지며 여름은 오고 여름이 더워서 싫지만 미워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네 바다로 산으로 이끌며 더위를 잊으라 하네 가을은 차분하게 찾아와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무게가 있는 결실로 몸과 마음을 넉넉하게 하네 찬바람이 불어 추워지고 세상이 꽁꽁 얼어붙는 겨울이지만 포근함을 느낄 수 있게 눈이 펑펑 내려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드네 2010. 9. 23.
친근한 이름들 / 장광규 친근한 이름들                         靑心 장광규 바위는 이름 그대로다 넉넉해 보여 포근하고 단단하지만 부드러움이 있다 나무를 나무라 부르면 초록으로 노랑으로 반긴다 물은 물이라 불러야 깨끗함이 마음을 적신다 풀은 자유롭게 태어나 싱그러움과 용기를 주고 아름다운 웃음으로 찾아오는 꽃은 보고픈 얼굴이다 바람은 스치는 소리만으로도 시원스러운 친구가 되고 여기로 저기로 연결되는 길은 길어서 길이 되었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이름에서 정겨움이 넘친다 그 속에 느낌이 들어있고 빛깔이랑 향기랑 간직했다 2010. 9. 23.
방문을 열며 / 장광규 방문을 열며 靑心 장광규 한 사람 집 떠나 멀리 일터로 가 아침이면 대문 열고 나가는 소리 저녁이면 하루일 마치고 들어서며 반갑게 웃는 소리 들리지 않아 대문도 방도 외롭고 고요하다 주인 기다리는 방은 아직도 하얀 눈이 펄펄 내리고 얼음이 꽁꽁 어는 겨울이다 잠자고 있는 달력을 깨워 잊어버린 시간을 가르쳐 주었더니 순간 정신이 번쩍 드는 모양이다 멈춘 계절을 흔들어 30℃가 넘는 여름을 데려오고 날짜도 오늘에 이른다 월요일이 시작되고 토요일이 돌아오고 토요일엔 떠났던 사람이 온다 2010. 9. 23.
산다는 것 / 장광규 산다는 것 靑心 장광규 학교에 다니면서 일하면서 먹으면서 머리를 쓴다 공부하려고 영원한 기록을 만들려고 좋은 시 하나 남기려고 글을 쓴다 옷을 사려고 생활용품을 사려고 주택을 구입하려고 돈을 쓴다 가족을 위하여 일터를 지키려고 이웃과 사회가 있기에 마음을 쓴다 쓰는 것은 여유로움이며 살아 숨 쉬는 행복이다 2010. 9. 23.
세월 / 장광규 세월 靑心 장광규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많은데 하기 싫은 일 하기도 했습니다 좋아하는 일 마음대로 하고 싫어하는 일 안 해도 되는 그런 날을 생각합니다 밤길을 걷는 시간은 답답하고 더디게 느껴졌습니다 꽃피고 새가 울기도 하고 바람 불며 눈도 내립니다 결혼을 하여 어른이 되면 잔소리 들을 필요도 없고 모든 일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좋을 것 같았지만 스스로 개척해야 할 책임감은 큰 무게가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 하나 둘 태어나 키우며 가르치며 함께 웃고 지내는 사이 아이들도 성장해 어른이 되고 손자 손녀도 태어납니다 문득문득 지난날을 돌아보면 빠르게 흘러간 시간들 그때가 정말 그립습니다 2010. 9. 23.
장마 / 장광규 장마 靑心 장광규 장대비 한바탕 쏟아지고 장마전선 잠시 물러난 사이 그리운 추억이 찾아오네 장마가 진다더니 비는 내리지 않고 머리 위로 햇볕만 쨍쨍 동네 어른들 땀 뻘뻘 흘리며 "마른장마가 사람 잡네" 밭두렁에 심은 호박 넝쿨 뻗어 마디마다 열매 자고 나면 쑥쑥 커 어머니는 날마다 따오시고 물꼬 보러 논에 간 아버지 비에 젖어 들어오시네 2010. 9. 23.
매미여! / 장광규 매미여! 靑心 장광규 맴이라 불러도 좋을 곤충 매미여! 태양이 이글거리는 여름 햇볕 쏟아지는 한낮 너의 합창소리 듣는다 너의 요란한 울음소리는 너의 신나는 노랫소리는 대대로 전수를 받았는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구나 오랜 세월 땅속에서 지내다 무더운 계절에 찾아오지만 밖에서의 삶은 짧기만 하다 너의 울음소리가 너의 노랫소리가 짝을 찾는 간절함이라니 너를 진정으로 인정한다 그래 사랑은 좋은 것 정말 소중한 것이다 2010. 9. 23.
동병상련 / 장광규 동병상련                 靑心 장광규 말없이 흐르는 세월 속에오랜만에 만난 고종사촌 젊은 날의 모습은 조금뿐 어느 사이 보기 싫게 머리카락 빠지고 남은 머리 까맣게 물들였네 나이는 같지만 먼저 태어나형이 되는 셋째 고모의 큰아들 서로 비슷한 외모 때문에 같은 고민 하나 더 갖고 사네 고모님은 고종형에게외갓집 할아버지를 닮아 머리카락이 빠지는 모양이라고 여러 차례 말을 했을 것 같네 좋은 것 자랑스러운 것도 아닌 불편한 흔적 물려받아 서운해하고 있지나 않은지 고종형에게 미안한 마음이네 고종형을 만나면 할아버지가 그리워지네 2010.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