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595 좋은 계절이다 / 장광규(張光圭) 같은 날 두 장의 결혼 청첩장을 받았다. 두 집의 결혼식 날짜가 같다. 혼자 두 군데를 갈 수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한다. 한 사람은 고향사람으로 집안의 동생뻘 되는 사람이다. 또 한 사람은 직장생활을 같이 하면서 비교적 가깝게 지냈던 사람이다. 동생뻘 되는 사람은 아들의 결혼식이고, 옛 직장동료는 딸의 결혼식이다. 아들의 결혼식을 하는 곳은 분당이며 시간은 오후 한 시다. 딸의 결혼식을 하는 곳은 부평으로 시간은 오후 한 시 이십 분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두 곳 다 직접 가고 싶다. 그러나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가까운 곳에서 시간차를 두고 결혼식을 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같은 시간대에 더구나 거리가 아주 많이 떨어져 있다. 며칠을 생각하게 한 그 결혼식이 바로 .. 2008. 4. 21. 봄기운 / 장광규(張光圭) 대지를 적시는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양지바른 곳에 새싹이 돋아나면, 동무들과 함께 쑥이랑 냉이랑 봄나물을 캐러 간다. 앞산과 뒷산의 진달래는 분홍빛 꽃봉오리를 맺는다. 냇물은 졸졸졸 노래하며 흐르고 버들강아지가 방긋방긋 웃으며 같이 놀자 손짓한다. 온 들판에 새 세상이 펼쳐진 듯 평화롭고 종달새는 하늘 높이 올라 노래하고 아지랑이는 잡힐 듯 말 듯 저만큼에서 아물거린다.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살며시 기어 나오고 나비와 벌들도 신이 나서 이곳저곳으로 날아다닌다. 시골에서 느낄 수 있는 봄이 아니어도 봄은 오고 있다. 연일 기상예보의 기온은 봄을 알리고 있고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얼음장 밑으로 봄이 오는 것이 아니라 여인의 화사한 옷자락에 묻어 봄이 오고 있는 것이다. 2007년 겨울.. 2008. 4. 21. 기쁜 소식 / 장광규(張光圭) 새아가! 네가 우리 가족이 되고 나서 사람들이 물어보는 게 많다 그중에 한 가지는 새아기에게 소식 없느냐는 말이다 네가 입맛이 없다고 했다 뭐 얼큰한 것이 먹고 싶다고 했다 기다리던 임신이 되었기 때문이다 축하할 일이 또 생겼구나 이제 사람들에게 네가 아이를 가졌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해도 될 것 같다 음식은 골고루 섭취하고 몸은 관리 잘하여라 연말쯤이면 귀여운 아기를 만나겠구나 2008년 4월 3일 2008. 4. 3. 큰아들의 생일 / 장광규(張光圭) 큰아들아! 네가 분가하고 나서 처음으로 맞는 생일이 돌아온다 생일날이 휴일이 아니기에 생일 전 일요일을 잡아 온 가족이 식사라도 함께 하자며 서울로 오겠다고 약속한 날이다 갑자기 오늘도 출근할 일이 생겨 퇴근하고 이곳으로 올 시간이 없어 수원 아들 집에서 만나기로 한다 큰아들은 애국자일 것이다 아주 어려서부터 TV를 애국가가 다 끝날 때까지 보고 다음 날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 애국가가 시작되면 TV를 봤다 군대생활도 최전방에서 졸병으로 씩씩하게 했다 이제는 직장인이 되어 아침 일찍 출근해 저녁 늦게 집에 오기 때문에 그 좋아하는 TV를 볼 시간이 없을 정도라는데 어떻게 참는지 궁금하다 아들아! 생일을 축하한다 항상 건강하여라 2008년 3월 22일 2008. 3. 22. 생활 속의 불 / 장광규(張光圭) 불은 우리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존재다. 조상들은 화로에 불을 담아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성냥 한 개비라도 아끼려는 마음도 있지만 불을 그만큼 소중하고 가깝게 여겼던 것이다. 그러나 불을 잘못 다루면 엄청난 피해를 주는 무서운 악마로 돌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항상 불조심을 하며 살아야 하는데,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표어를 많이 듣기도 하고 많이 보기도 했을 것이다. 1950년대 고향마을은 기와집 몇 채를 빼고는 초가집이었다. 초가집은 화재에 약하다. 짚으로 이엉을 만들어 지붕을 덮어놓았기 때문에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 항상 불안했다. 산에서 낙엽을 긁어다 땔감으로 사용했었다. 밥을 짓기 위해 불을 아궁이에 피우고 잠깐 다른 일을 하노라면 어느 사이.. 2008. 3. 21. 걷기 / 장광규(張光圭)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에는 운동 삼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에 상관없이 하루 종일 볼 수 있다. 걷는 방법도 다양하다. 팔을 앞뒤로 크게 흔들며 걷는 사람, 턱을 꼿꼿이 하고 앞을 보며 걷는 사람, 두 사람 이상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며 걷는 사람들 등 가지각색이다. 신발 뒤축을 보면 대개가 바깥쪽이 먼저 닳게 되는데 차이가 많이 날 정도다. 지구가 둥그니까 그렇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빨리 걷는 사람일수록 신발의 닳는 모습이 그렇게 되는 것 같다. 힘차게 빨리 걸으면 힘이 있어 보인다. 또 땅을 두드리듯 걷는 사람도 있고, 사뿐사뿐 걷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도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습관적으로 걷기가 싫어진 .. 2008. 3. 21. 머슴론 / 장광규(張光圭) 머슴은 주인보다 일찍 일어나 집안 청소도 하며 쉴 새 없이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해야 한다.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주인의 마음을 읽고 주인의 마음에 들게 일을 해야 한다. 주인에게 이익이 나게 해야 한다. 쓸데없이 일을 벌여 놓으면 안 된다. 힘이 있다고 쓸데없는 일에 힘을 쓰면 안 된다. 그건 낭비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머슴이 되겠단다. 머슴, 이제는 사전에서 사라져야 할 말인데 머슴론을 들고 나왔다. 주인과 5년간 계약을 했다. 주인을 위하여 어떻게 일을 하느냐에 따라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짧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그들만의 고통이나 고민이 아니다. 주인이 고통의 시간을 보내느냐 행복의 시간을 보내느냐와 연관된 것이다. 머슴이라고 주인이 시키는 일만 해서는 안 된다. 주인을 위해서 할 수 있는 .. 2008. 3. 21. 작은아들의 생일 / 장광규(張光圭) 작은아들의 생일이다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밖에서 식사라도 해야 하는데 올해는 어찌하다 보니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녀석은 하루 휴가를 얻어 가벼운 마음으로 휴식을 취한다 여자 친구가 와서 아침식사를 함께하고 밖으로 나가 시간을 보낸다 회사 일이 힘들 텐데 시간관리며 건강관리가 항상 마음에 걸린다 부전자전인지 뭔지 술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 그걸 고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건강을 생각하여라 생일을 축하한다 2008년 3월 12일 2008. 3. 12. 설 명절 / 장광규(張光圭) 분가하여 살고 있는 큰아들과 새아기가 섣달 그믐날 일찍 집으로 온다 함께 부침개랑 만두랑 음식을 장만하며 하루가 간다 큰아들이 결혼하고 첫 명절 설날 아침 세배와 덕담을 주고받고 한판 벌인 윷놀이는 웃음판이다 어머니가 계시는 형님댁으로 내려가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다 밤늦게까지 작은아들이랑 모여 앉아 즐거운 놀이는 계속된다 큰아들과 새아기는 부천에 있는 처가에 간다며 초이튿날 오전 집을 나선다 2008년 2월 8일 2008. 2. 8. 이전 1 ··· 266 267 268 269 270 271 272 ··· 28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