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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병에게 / 장광규(張光圭) 복잡한 인파의 거리를 지나 조용한 비무장지대 GOP 초병의 눈은 그곳에 있다 요란한 소음 광장을 멀리하고 쉽게 변하는 유행의 골목을 벗어나 정신집중으로 귀 기울이며 어둠을 밝히는 젊음의 기운은 태양처럼 변함없이 이어진다 나라는 초병을 품에 안고 초병은 나라의 푸른 나무 우리는 네가 있어 평화로우니 큰아들 지원아! 너는 우리의 힘도 함께 가져라 2001년 7월 2일 2005. 9. 22.
딸아이 / 장광규(張光圭) 여자아이들 재롱부리는 걸 넋 놓고 쳐다보다 딸아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 태어나면 좋은 이름 만들어주려고 마음속으로 지은 이름 아들아이들은 제대로 찾아주었는데 딸아이가 없어 남게 된 이름 순할 순(順) 보배 진(珍) 허공에서 맴도는 '순진'이 그래서 더욱 딸이 그립다 2001년 6월 20일 2005. 9. 22.
귀대병에게 / 장광규(張光圭) 우리는 네가 온다고 기다렸는데 너는 우리를 만난다고 좋아했을 텐데 7박 8일의 휴가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고 너는 부대로 가는구나 눈 내리면 정기휴가 오겠다며 만남의 약속을 하고 가는구나 부대에서 찍었다며 보여주던 사진 몇 장을 너 대신 남겨두고 너는 부대로 가는구나 만날 때는 좋지만 헤어질 땐 서운함이 앞선다 고생 없이 편히 지낸다고 해도 이런 말 저런 말 없어도 어찌 단체생활이 편할 수만 있겠느냐 다 알고 있다 큰아들아! 초저녁 무사히 도착했다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너의 전화 고맙게 받았다 2001년 6월 5일 2005. 9. 22.
휴가병에게 / 장광규(張光圭)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밤 열두 시가 다 되어가는데 네가 태어나려고 했지 택시를 불러 달라는 대로 요금을 지불하고 병원으로 가자마자 큰아들 되어 우리 곁으로 왔지 으뜸가는 뜻을 간직하여 그 생각들을 실천에 옮기라고 아빠는 너에게 지원(志元)이라는 이름을 주었지 군복을 입은 너의 모습이 어른스럽고 군인답구나 시작이 반이라고 벌써 상병 계급장을 달고 휴가를 얻어 왔구나 집에 오면 아들답게 부대에 가면 군인답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어라 2001년 5월 23일 2005. 9. 22.
군인이 온다 / 장광규(張光圭) 귀에 익은 목소리 가까이 다가오는 음성 큰아들의 반가운 전화다 정해놓은 날짜는 이리도 쉽게 오는가 다음 주 월요일에 나가는 휴가 혹시 잊고 있지나 않은지 다시 알린다며 안부를 전한다 큰아들 하는 일 빈틈없고 마음만은 벌써 집에 와있다 웃으며 더한 말 이번 휴가엔 돈 좀 많이 쓰고 싶단다 그래라 그래 만나서 이야기 나누면서 함께 웃어보자 2001년 5월 18일 2005. 9. 22.
푸른 오월에 / 장광규(張光圭) 푸른 오월에 오랜만에 나가본 공원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자연의 색깔에서 느낄 수 있는 계절의 변화가 있다 쉼 없이 군데군데 피어나는 꽃 활짝 웃음 수줍은 웃음 낯익은 얼굴 되어 안기듯 반겨주는 좋은 만남이다 탁 트인 시원한 공원 쉴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 나무와 꽃과 어우러져 가슴속 깊이 상쾌함이 스며든다 또 아들 생각을 한다 여유로움이 있어 좋은 푸르름이 있어 좋은 이곳에 너희들이랑 함께 오고 싶다 2001년 5월 13일 2005. 9. 22.
꽃은 못 받았어도 / 장광규(張光圭) 꽃은 못 받았어도 전방의 큰아들 어버이날인데 꽃 한 송이도 못 드리고 멀리서 전화로 인사만 한다며 미안해한다 집에 있을 때 해마다 카네이션 사 왔으니 이번에는 못 받아도 괜찮다 제대하고 선물하면 되잖아 너에게서 꽃은 못 받았어도 받은 것처럼 고맙다 날씨가 더워진다 전방에서의 군생활 언제나 건강하게 씩씩한 군인이 되어라 2001년 5월 8일 2005. 9. 22.
가정의 달에 / 장광규(張光圭) 가정의 달에 최전방으로 들어간 후 어떻게 적응해 갈지 걱정을 너무했는데 잘 지내고 있다고 건강하게 생활한다고 가끔 전화연락이 온다 5월 하순에 짧은 일정의 휴가가 있다며 반가운 소식도 전한다 지원이 너도 기다려지겠지만 집안에서도 손꼽아 기다린다 큰아들아! 만날 때까지 건강히 근무하여라 그때 만나서 많은 이야기 나누자 2001년 5월 1일 2005. 9. 22.
생일 / 장광규(張光圭) 생일 오늘은 3월 28일 지원이 네 생일이구나 너에게 전화해서 목소리라도 들으니 반갑다 생일잔치는 못해주어도 명랑하고 건강하게 생활하여라 오늘이 또 네가 군대에 간지 꼭 일 년이 되는 날이구나 작년 네 생일에 군대 갔는데 다시 네 생일이 돌아왔으니 세월은 빠르게 간다 이제 봄이구나 봄 가고 여름 오고 세월이 흘러 내년 네 생일이 돌아오면 너의 군대생활도 얼마 안 남아있겠지 그날까지 충실히 근무하여라 큰아들아! 2001년 3월 28일 2005.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