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心의 詩
그늘에서 / 장광규
청심(靑心)
2016. 5. 21. 06:25
그늘에서
靑心 장광규
무더운 여름 햇빛은
못 이기는 척 피하는 것이 좋다
길을 걷다 그늘을 찾아 몸을 맡기면
흐르는 땀방울을 식혀준다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며
방안에 가득 찬 온도를 생각한다
안방으로 거실로 왔다 갔다 하는
뜨거운 바람들
나무 그늘로 불러내
고생한다며 다독거려 주고 싶다
다시 걸어야 할 시간이 되었는지
마음은 자꾸 바빠지는데
바람은 더 쉬었다 가라며
먼데 나뭇가지도 흔들어 준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그늘도 더위를 느껴 슬슬 피한다
잠시 한눈파는 사이
그늘의 움직임을 놓친다
햇빛이 가까이 다가와
함께 있자며 얼굴을 비빈다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