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꽃이 된다

시집에서(17) / 장광규

청심(靑心) 2021. 12. 18. 14:19

 

                 

사람의 마음

 

                      靑心 장광규

 

하루의 시작은 빈 그릇
작아지기도 하다가
커지기도 하는 빈 그릇

 

보이지 않는 그 그릇에는
보고 느끼고 겪은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
모든 것이 담긴다

 

주워 담아도 담아도
양(量)이 차지 않을 때도 있고
저절로 넘쳐흐를 때도 있다

 

희로애락이 기웃거리다
가끔은 기분 좋은 것만
때로는 슬프디 슬픈 것만
채워지기도 한다

 

지워버려야 할 것
간직하고 싶은 것들이
꿈속에서도 들락날락하다가
아침이면 다시 빈 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