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꽃이 된다

시집에서(26) / 장광규

청심(靑心) 2022. 2. 24. 21:38

 

 

고향

 

                          靑心 장광규

 

뒷산은 풍악산
앞에는 안산 멀리도 산
소나무가 살고 있는 튼튼한 산
논밭으로 둘러싸인 동네

 

마을 앞으론 사시사철
맑은 냇물 흐르고
뒷산 중턱 올라 가면
소나무 향기 가득하고
보물로 지정되어 자랑인
큰 바위에 새긴 불상이 있지
세피 고개 너머 초등학교
봄가을 소풍 오는 곳

 

뒷들 위아래 저수지
푸른 물결 넘실대고
아랫마을엔 차돌박이
윗마을엔 당산
산골 아이들의 신나는 놀이터

 

천구백칠십 년대 초
전깃불이 들어오고
시내버스가 다니게 되고
전화벨이 울리게 되면서
옛 모습을 잃어버린 농촌


간이 상수도시설로
먹는 물 시원스레 나오고
마을회관에서 알리는
확성기 소리 울려 퍼지고
앞산 울창한 숲에선
산새들 노랫소리 들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