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꽃이 된다

시집에서(45) / 장광규

청심(靑心) 2022. 9. 11. 15:07

 

 

황톳길

 

                     靑心 장광규

 

맨발로 다녀도
포근히 반겨주는
황톳길 걷노라면
쉬었다 가라며
고무신발 놓아주지 않았지

꼬불꼬불 좁은 길
비가 내려도
질퍼덕거리지 않게
신작로에 자갈 깔았지

이따금 버스 지나가면
황토먼지 자욱해
분간하기 힘든 길
손으로 부채질하며 걸었지

길가엔
질경이 민들레 돋아나
눈빛으로 인사 나누며
마음이 여유로웠지

흙냄새가 좋았던 길
아스팔트에 덮여
고무신 자국
질경이
민들레
황토먼지
잠자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