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心의 詩
두 얼굴 / 장광규
청심(靑心)
2005. 9. 22. 13:28
두 얼굴
靑心 장광규
큰 마음먹고 길 나서는데
빗방울이라도 떨어지면
하필 오늘 같은 날 비가 오나
짜증 나 투덜대지
야외 나들이에서
느닷없이 소나기를 만나면
무진장 너를 미워하지
장마에 태풍까지 찾아오고
이제 그만 내리면 좋겠는데
양수기로 뿜어대듯 비가 내리면
'원수'라 부르며 미워하지
지저분한 먼지 잠재우러
가만가만 내릴 땐
고마운 비라며 좋아하지
오는 봄 알리려고
깊은 밤 소리 없이 내리는 비
젊음의 비라며 반기지
지금쯤 왔으면 좋겠다 싶을 때
어디서 듣고 있었는지
대답하듯 찾아오면
오랜만에 오시는
'임'이라 여기며 맞이하지
<200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