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心의 詩

계절은 / 장광규

청심(靑心) 2010. 9. 23. 10:12

 

 

계절은

 

                        靑心 장광규

 

줄을 서서 오가는 계절
어느 한 계절에 기대고 싶지 않아
얼굴 내미는 계절에 눈길을 주며
떠나는 계절을 아쉬워하네

 

훈풍이 불어 따스한 봄
언제까지나 머무르지 않아
무턱대고 좋아할 틈도 없네
꽃의 향기를 느끼기도 전에
어느새 조용히 떠나네

나뭇잎 우거지며 여름은 오고
여름이 더워서 싫지만
미워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네
바다로 산으로 다니며
더위를 잊으라 하네

가을은 차분하게
산들바람과 함꼐 찾아와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무게가 있는 결실로
몸과 마음을 넉넉하게 하네

찬바람이 불어 추워지고
세상이 꽁꽁 얼어붙는 겨울이지만
포근함을 느낄 수 있게
눈이 펑펑 내려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드네 

 

<201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