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잎
靑心 장광규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에도
스치며 지나가는 바람에도
발걸음 멈춘 시선에도
긴장하거나 표정 관리할 필요가 없다
이른 봄 태어나 일생을 살며
시나브로 쌓은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면 된다
모양새를 가다듬지 않아도 좋다
거울을 보며 화장하지 않아도 된다
있는 대로 생긴 그대로가 생명이다
닮은 듯 닮지 않은 모습
제각기 개성을 지닌 얼굴들
그게 바로 아름다움이다
조화로운 어울림은 그림이고
정다운 속삭임은 노래가 되고
흥겨운 웃음은 꽃이 된다
<201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