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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心의 詩

가을 앞에서 / 장광규

by 청심(靑心) 2017. 10. 5.

 

 

가을 앞에서

 

                              靑心 장광규

 

길을 걷는 나그네
아마 가을쯤에 왔는가 보다
단풍이 떨어지듯 뚝뚝 떨어진다
식욕이 떨어지고
청력이 떨어지고
시력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의욕이 떨어지고
친구들도 하나 둘 떨어지고
떨어지는 것투성이다

더위를 견디며 아름답게 물들어
제 갈길 찾는 단풍처럼
어찌 아쉬움이 없으랴
간직하고 싶은 수많은 추억도
그대로 지키고 싶은 젊음도
세월 앞에는 어쩔 수 없다


단풍 떨어지는 모습을
웃으며 자연스럽게 보는 것도
가을을 느끼는 행복이며
삶을 즐기는 여유로움이다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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