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앞에서
靑心 장광규
길을 걷는 나그네
아마 가을쯤에 왔는가 보다
단풍이 떨어지듯 뚝뚝 떨어진다
식욕이 떨어지고
청력이 떨어지고
시력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의욕이 떨어지고
친구들도 하나 둘 떨어지고
떨어지는 것투성이다
더위를 견디며 아름답게 물들어
제 갈길 찾는 단풍처럼
어찌 아쉬움이 없으랴
간직하고 싶은 수많은 추억도
그대로 지키고 싶은 젊음도
세월 앞에는 어쩔 수 없다
단풍 떨어지는 모습을
웃으며 자연스럽게 보는 것도
가을을 느끼는 행복이며
삶을 즐기는 여유로움이다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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