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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노래

설 / 장광규

by 청심(靑心) 2019. 1. 31.

 

 

 

                                靑心 장광규

 

설이다

모질게도 춥던 섣달이 가고
새해가 온다고 '설'이라 했다
새롭고 낯설게 다가오는 나날들
매사에 신중하라고 설이라 했다
물같이 흐르는 세월
나이 먹는 게 서러워 설이라 했다
해가 바뀌어도 가진 것 없어
너무 초라해 설이라 했다
가족과 떨어져 객지에서 살아야 하는
외로움에 설이라 했다
결혼 못한 노총각 노처녀
해를 넘김이 아쉬워 설이라 했다
떡국 끓이는 소리가 설설 나고
맛있는 떡도 장만한다고 설이라 했다
준비해 두었던 때때옷을
꺼내 입는다고 설이라 했다
눈은 풍년이 들고 인심도 좋게 하는 것
눈이 내리기를 바라며 설이라 했다
행복한 삶을 향하여
희망찬 한 해를 시작하며
음력 정월 초하루를 설이라 한다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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