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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노래

풍경 / 장광규

by 청심(靑心) 2020. 7. 1.

 

풍경

                              靑心 장광규

 

지하철 노약자석 
한쪽은 깍짓동만 한 사람이 앉고
한쪽은 보통 몸집의 사람이 앉아 있다 
비집고 그 가운데에 앉을까 생각하다 
이래저래 불편할 것 같아 
저만큼 비켜나 손잡이를 잡고 선다 

 

출입문이 열리자 막 승차한 사람이 
재빠른 동작으로 빈자리를 차지한다 
앉자마자 다리 꼰 사람과 실랑이가 벌어지고 
얼굴을 붉히며 큰소리까지 주고받더니 
벌떡 일어나 어디론가 떠난다 

몇 정류장 지나 환승역에 다다르자 
깍짓동만 한 사람 뒤를 돌아보며 내린다 
누군가가 얼른 그곳에 앉는다 
통로에 있던 사람 남은 자리를 채운다 
세 사람 앉아 조용히 지하철을 타고 간다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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