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에는 운동 삼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에 상관없이 하루 종일 볼 수 있다. 걷는 방법도 다양하다. 팔을 앞뒤로 크게 흔들며 걷는 사람, 턱을 꼿꼿이 하고 앞을 보며 걷는 사람, 두 사람 이상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며 걷는 사람들 등 가지각색이다.
신발 뒤축을 보면 대개가 바깥쪽이 먼저 닳게 되는데 차이가 많이 날 정도다. 지구가 둥그니까 그렇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빨리 걷는 사람일수록 신발의 닳는 모습이 그렇게 되는 것 같다. 힘차게 빨리 걸으면 힘이 있어 보인다. 또 땅을 두드리듯 걷는 사람도 있고, 사뿐사뿐 걷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도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습관적으로 걷기가 싫어진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나 조금씩이라도 걷다 보면, 걷기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다.
이곳저곳이 모두 아스팔트 길이다. 아니면 콘크리트 길이다. 시골길도 맨땅으로 된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맨땅 위를 걸으면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아 좋다고 하는데, 이제 맨땅 위를 걷는다는 것은 희망사항일 뿐이다.
읍내 가는 길이 20리였다.
그 길은 포장이 되지 않은 맨땅이었다. 산길도 걷고 내를 만나면 신발을 벗어 들고 건너기도 했다. 더러는 모래로 연결된 길도 있었다. 모래 위를 걷는 건 힘들지만 발바닥이 간질간질해 좋았다. 또 황톳길도 있었다. 그 길은 맨발로 걸어도 촉감이 좋았다. 그 길도 이제는 콘크리트 길이 되어버렸다. 옛날의 그 길은 마음속에만 남아있다.
2008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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