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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넓은 땅을 밟다 / 장광규(張光圭)

by 청심(靑心) 2011. 9. 27.

 

거대한 나라 중국 여행을 하고 왔다.

고향을 떠나 모임을 가지면서 향수를 달래는 사람들과 2011년 9월 21일부터 25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갑자기 잡은 계획이라 아쉬운 점은 부부동반이 아닌 혼자씩 떠난 게 미안하기도 하고 추억거리도 많이 만들지 못한 것 같다.

 

첫째 날, 상해로 가다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약 1시간 반 만에 상해 포동(푸동)공항에 도착한다. 상해는 중국에 관한 선입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눈을 열어주는 도시이다. 상해의 고층빌딩은 다양한 디자인의 건축물을 장려하는 시 정책에 의해 기발한 디자인으로 상해 스카이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과거 조계지의 흔적이 남아있는 외탄, 황포강 등 과거와 현재를 강 하나 사이로 이어주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양한 볼거리, 놀 거리, 먹을거리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곳이다.

 

1930년대의 상해거리를 재현한 곳이 상해 옛 거리다. 상해 최초의 금융업 점포를 비롯 금은방, 골동품 가게, 기념품점, 주점, 찻집, 등 360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으며, 우람한 기와지붕의 2층 목조건물들이 늘어선 모습은 마치 옛날로 돌아간 듯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1919년 4월 11일 3 ·1 운동 이후 일본의 통치에 조직적으로 맞서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상 대한민국 임시정부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해 공식적인 정부 기능은 담당할 순 없었지만, 임시정부는 분명 민족정신과 애국심을 모체로 세워진 것임에는 틀림없다. 상해 임시정부 기념관을 들렀다. 비디오 관람 및 집무실 관람으로 이어졌는데, 좁은 골목 안에 크지 않은 사무실들이 그때의 모습을 간직하고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북경에 왕부정이 있다면 상해에는 남경로 거리가 있다. 크고 작은 기념품점과 음식점 쇼핑센터 등이 모여 있어 언제나 활기차다. 상해에서 떠오르는 랜드마크 상해월드금융센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 동방명주, 진마오 빌딩을 능가하는 초고층 79층에서 93층까지는 하얏트 호텔이 입주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텔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그 외 사무실 라운지 바 등과 함께 전망대가 94층, 97층, 100층 이렇게 세 개 층으로 나뉘고 94층에서 상해의 전경을 볼 수 있다. 동양과 서양이 절묘하게 퓨전을 이루는 곳. 신천지의 건축양식은 상해를 제외한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것이다. 신천지의 문화는 상해에서도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고급문화장소다. 낮에는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밤에는 상해의 젊은이들과 외국인들로 활기를 띠고, 각기 독특한 특색을 갖고 있은 건물들을 희미한 조명등 속에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남경로는 서울의 명동과 흡사한 곳으로 느껴졌다. 옛날 서울의 전차처럼 전기를 이용해 버스가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다.

 

둘째 날, 셋째 날 황산에서 지내다

 

상해에서 황산으로 가는데 버스로 6시간 정도가 걸리며, 고속철로는 1시간 반이 걸리는 먼 거리다.

버스를 타고 황산에 오르는데 산에 대나무가 꽉 찬 곳이 나타나기도 한다. 소나무 병충해를 방지하려고 심은 것이란다. 황산은 안휘성 남쪽에 위치한 중국의 명산으로, 유엔에서 세계문화와 자연 유적지로 등록을 한 중국 10대 풍경 지구의 하나다.

 

상해에서 황산으로 가는 곳에 습기가 많아 건물 1층은 사람이 살지 못하고 비워놓은 지역이 있단다.

중국의 소나무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며 대체적으로 작은 나무만 보이지만 , 황산에 가면 큰 소나무를 볼 수 있다. 관광코스는 황산의 아름다운 봉우리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광명정, 구름 속의 신비한 절정을 감상할 수 있는 배운정,바위 봉우리에 창이 내리 꽂힌 형상의 바위 비래석, 역동적이고 장엄한 황산의 대표 협곡 서해 대협곡, 붓을 걸어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시신봉 등이 있다. 운곡케이블카를 타고 황산의 중턱에 올라 반대편의 서해 대협곡을 조망한다.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 코스가 있는데 높고 길이 험해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은 중도에서 포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1,873m의 산 이름과 인구 150만의 소도시 이름을 황산으로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황산에서의 이튿날 일출을 보러 나선다.

일출 감상은 한 마리 사자가 누워있는 듯한 봉우리인 사자봉, 사자봉 중턱 일출 명소로 으뜸인 청량대, 원숭이가 구름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의 바위인 후자관해와 용필 생화 등이 있다. 아침 5시에 일어나 사자봉에 올랐지만 구름이 끼어 일출은 볼 수 없었다. 황산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앞으론 엘리베이터로 오를 수 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황산에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물이 맑은 비취계곡에 올라 마음을 씻기도 한다.

 

넷째 날, 황산서 항주로, 항주에서 상해로 이동

 

황산에서 항주로 이동하는데 버스로 약 4시간 소요된다.

항주는 절강성의 성도, 중국 제일의 관광도시로서 서호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따뜻한 기후와 많은 강수량 덕택에 항주의 용정차를 비롯한 녹차의 재배지로 유명하며 그 생산량도 전국 제일이다. 13세기 무렵 이탈리아의 여행가 마르코 폴로는 이곳에 들렀다가 도시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항주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 칭송했다고 한다.

 

서호는 항주 최고의 볼거리로 동서 3.2Km, 남북 2.8Km에 달하는 거대한 인공호수로, 중국 4대 미녀 중 하나인 서시의 아름다움에 비견된다는 의미에서 서호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배를 타고 머리를 식히는 기분은 정말 좋다. 성황각에 오르면 서호와 항주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곳엔 성황모와 장개석 별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황악루, 등왕각, 악양루와 더불어 이른바 '중국 강남 4대 누각'으로 불린다. 크기는 다르지만 서호는 우리나라의 뚝섬과 비슷해 보이기도 했다. 서호에서 빼어난 풍광을 보여주는 곳이 서호 10경이라 불린다. 그중 한 곳이 떨어지는 꽃잎과 더불어 한가로이 노는 붉은 잉어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육화탑의 전체 높이는 59.89m이며, 중국 목조 건축분야의 걸작으로 평가되어 전국 중점문물 보호 단위 중 하나로 지정되어 있다. 1970년 불법의 힘을 빌려 첸탄강의 범람을 막고자 건립했다고 한다.

 

항주에서 송성가무쇼를 관람하고 상해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상해까지는 버스로 3시간 정도 걸린다. 상해에 도착해 야경에 나선다. 서울의 삼각지가 연상되는 곳에서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사진도 찍고 높은 건물도 구경하며 중국에서 마지막 밤의 아쉬움을 달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다섯째 날, 한국으로 오다

 

아침식사를 하고 상해 포동공항으로 이동한다. 공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그린 마트(농산물 판매점)에 들러 물건을 고른다. 깨는 인기가 좋아 많은 사람들이 구매한다. 상해 포동공항을 출발하여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며 모든 여행 일정을 무사히 마친다.

 

중국은 4개의 직할시와 5개의 자치구 그리고 2개의 특구 등 23개의 성으로 되어 있는 나라다. 시간은 우리나라보다 한 시간 늦게 간다. 어느 곳은 달려도 산이 보이지 않고 어느 곳은 가도 가도 산만 보이는 넓은 땅을 가진 나라다. 은행의 종류도 많고 점포수도 많이 있는 나라다. 중국은 도로의 양쪽 횡단보도 안쪽에 분리대를 설치해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사람들이 다닐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신호체계는 엉성해 보여 사고가 많이 날 것 같은데, 무질서 속에 질서가 정착돼 별문제 없이 차량의 소통이 되고 있었다. 중국에서 황사가 날아오지만 중국은 황사가 없어 피해를 보지 않는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건축양식이 우리나라와 다를 뿐 도로를 달릴 땐 타국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중국은 우리나라처럼 4계절이 있는 게 아니고 아열대 기후인데, 지금은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와 비슷해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황금기란다. 논에는 벼가 익어가고 있는데, 그 크기가 우리나라 벼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되어 보였다. 중국의 과일은 먹을 만했다. 과일가게에서 사 먹은 청포도와 한국의 대추보다 둥글고 크기도 큰 대추는 아주 달고 맛있었다. 쪼개서 나온 음식점에서의 수박은 아주 작아 보였지만 맛은 우리나라 수박과 다를 게 없었다. 피로를 풀고자 발마사지 및 전신 마사지를 두 번 받았는데 아주 시원하고 좋았다.

 

여행은 여럿이 해야 즐겁다.

그래야 추억도 많이 생기고 이야깃거리가 있을 것이다. 갑자기 잡은 계획이라 아내와 함께 가지 못했다. 여행을 떠나는 나보다 더 좋아하며 바삐 이것저것 준비를 해준 아내의 고마움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

                                                         2011년 9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