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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노래

가을 풍경 / 장광규

by 청심(靑心) 2020. 9. 17.

 

 

가을 풍경

                    

                             靑心 장광규

 

가을은 황소걸음으로 오지만
여유로움이 가득한 계절이다

농부의 쉼 없는 손길이 만든 
황금물결 넘실대는 들녘
무뚝뚝한 허수아비도 신이나
산들바람 따라 춤춘다

가마솥더위에 몸을 만들어
억세게만 보이는 밤송이가
빙그레 입을 열어
알밤 뚝뚝 떨어뜨린다

파란 하늘 선선한 기온에 취해
나뭇잎은 노란 미소를 보내고
과일은 수줍은 듯 얼굴 붉어진다

코스모스도 해바라기도 기분 좋게 웃고
앞집 순이는 손 없는 날 결혼식을 올리고
옆집 대머리 아저씨는 손자가 태어나고
가을은
눈 뜨면 온통 즐거움이다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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