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세상
靑心 장광규
세상 참 많이 변했지
그럼 많이 변하고 있지
어쩌다 대머리를 보면
품위 있는 높은 양반으로 보이고
배 나온 사람을 만나면
잘 먹고 잘 사는 사장님으로 생각했지
꽁보리밥에 된장국 먹으며
흰쌀밥 배부르게 먹고 싶었지
시래깃국도 맛있고
수제비 칼국수는 고급이었지
형 옷 언니 옷 물려 입으며
새 옷 좋은 옷 입고 싶었지
새로 사 온 옷 명절에 꺼내 입으며
아끼고 또 아꼈지
머리카락 빠진 사람 많아져
아닌 체 가발을 쓰고
배 나온 사람 늘어나면서
너나 나나 건강에 적신호
살찐 게 나쁘다며
에어로빅이며 걷기 운동도 하고
수영장에서 찜질방에서
체중 조절하느라 땀 흘리네
삼겹살에 통닭 마구 먹어대고
햄버거며 피자 좋아하다가
희한한 병 무서운 병 생겨나니
싫어하던 보리밥에 상추쌈 찾고
잡곡밥에 청국장이 별미구나
청바지 일부러 구멍 뚫어 입고
팬티처럼 짧은 옷
속옷 같은 얇은 옷 입고 다니며
머리엔 울긋불긋 색을 칠하고
가리고 또 가려 꼭꼭 숨기던
몸매도 시원스럽네
머리카락 이식 수술도 할 수 있고
비만치료도 병원에서 한다네
유기농 식품 골라 먹으며
병 없이 오래 살기 원하네
옷차림과 머리 모양은 자유고
신체노출은 개성이라네
세상 좋아졌지
돈만 가지면
살기 좋은 세상이야
아무렴 정말 좋은 세상이지
'詩는 心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집에서(75) / 장광규 (66) | 2023.11.19 |
---|---|
시집에서(74) / 장광규 (92) | 2023.11.11 |
시집에서(72) / 장광규 (72) | 2023.10.15 |
시집에서(71) / 장광규 (64) | 2023.10.08 |
시집에서(70) / 장광규 (30) | 2023.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