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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는 심(心)이다

시집에서(75) / 장광규

by 청심(靑心) 2023. 11. 19.

 

 

 

사랑이었네

 

                                          靑心 장광규

 

아주 오래된 추억 하나
지워지지 않고 아침 해처럼 떠오르네
스쳐 지나간 낯선 사람이 아닌
이름도 얼굴도 그대로 간직하고
혼자만 애태우며 사랑한 사람이 있었네

 

산이 많고 물이 맑고
농사를 지으며 순박하게 살아가는 동네
봄이면 진달래꽃으로 그녀가 다가오고
가을이면 소나무 향기 퍼져 더욱 그리워하고
겨울이면 하얀 눈으로 마음 설레게 한 사람
그렇게 좋으면서도 말 한마디 못하고
마음으로 마음으로만 사랑하였네

 

포근한 자연의 품을 떠나
시끄럽고 복잡한 곳으로 왔지만
봄이면 꽃 향기에 그녀를 생각하고
단풍을 보면 아름다운 편지를 쓰고 싶고
하얀 눈이 내리면 순진한 사랑을 전하고 싶은
아름다운 소녀로 언제까지나 남아있네
그 소녀를 사랑하는 소년으로 살아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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