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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노래495

꽃에게 / 장광규 꽃에게                    靑心 장광규 웃는 모습이 좋아 오라는 손짓 없어도 조용히 그곳을 향하여  가까이 다가가면 부드러움으로 반기는 꽃 약속 없는 만남이지만 멀리서 느끼지 못한  아름다움과 설렘이 있고 향기까지 듬뿍 주는 꽃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좋아하는 마음을 속 시원하게 말하고 싶은데 전할 길 막막하여 오랫동안 그대 곁에 머물지만 언제나 웃기만 하는 꽃 2024. 11. 22.
잠식(蠶食) / 장광규 잠식(蠶食)                             靑心 장광규 나이를 먹는다         나이를 먹는 것은         쌓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지우는 것         누에가 먹이를 먹듯         세월을 끌어와         오늘을 맛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누에는 뽕잎을 먹으며         비 오는 소리를 남기고         사람은 일상의 흔적으로        희로애락을 남기며                낮에는 밤으로         밤에는 아침으로         봄에서 여름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겨울이면 다시 봄으로         계절을 느끼며         반복과 변화 속         내일이 온다 2024. 11. 8.
지하철 안에서 / 장광규 지하철 안에서                                 靑心 장광규              어제도 오늘도 변함없이 연출되는 풍경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 의자에 앉자마자 꺼내 드는 스마트폰 고개를 숙이고 빠른 손놀림과 함께 그 속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혼잣말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빙그레 웃기도 하고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한다 빈 자리가 있지만 밖을 향해 출입문 옆에 선다 힘차게 땅 속을 지나지상으로 달리는 전동차하늘이 보이니 마음도 푸르고 한강이 시원스럽게 나타나고 아이들 뛰노는 모습도 보이고 활짝 핀 꽃은 웃는 얼굴이고 높은 건물 숲 사이로 키 작은 건물이 정겹다 서 있으면 볼 수 있다 서서 보면 잘 보인다 우리들 삶의 자연스러운 모습 모습이 2024. 10. 18.
장마 끝나고 / 장광규 장마 끝나고                  靑心 장광규 긴 장마 지나간 팔월 초 하루아침에 달라진 세상 내리쬐는 햇볕은 불덩이 피부 깊숙이 자극하여 굵은 땀방울을 만든다 그칠 줄 모르는 장맛비 지겹고 귀찮았는데 낮에는 찜통더위 밤에는 열대야에 우산 펼칠 때가 좋았다 말복 지나 처서 무렵에폭염이 물러갈 텐데 달력 속 말복과 처서는 저만치에서 졸고 있다 더위가 무서워시원한 그늘과 물을 찾아 산으로 바다로 가고뜨거움에 놀란 매미는 여름아 어서 가라 목쉰 소리로 빠른 곡조로  울면서 노래한다 2024. 8. 5.
술병 속에는 / 장광규 술병 속에는                       靑心 장광규   술병에는 술만 들어 있는 게 아니더라 기쁨이란 것이 들어 있어 술 한잔 먹을 때 함께 따라 들어가 어느새 마음을 흐뭇하게 해 준다 기쁨 한 가지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서너 잔 마시고 나면 세상만사 부러울 것 하나 없는 복 받은 사람이 되는데 근심 걱정 다 잊게 해 주는 행복도 들어 있는 모양이다 모든 술병에 기쁨과 행복만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이 마시게 되면 고독이라는 것이 찾아오고 괴로움이라는 것도 나타난다 이 병 저 병 술병 속에는 슬픔이라는 것 불행이라는 씨앗도 들어 있더라 2024. 4. 17.
봄빛 / 장광규 ​ 봄빛 ​                             靑心 장광규​사계절 끝자락의 엄동설한 불편을 겪어야 하는 시간 앞으로 향하는 길은 낯설지 않아 흔들리지 않고 걷노라면 남풍이 부는 시절을 만난다 ​반갑다며 포옹하지 않아도 서로 잘 아는 사이 그대를 봄으로써 봄을 느끼고 그대는 우리를 봄으로써 봄이 되니 ​하늘은 맑은 얼굴로 웃고 아지랑이는 잡힐 듯 손짓한다 종달새 흥겹게 노래하고 나비는 훨훨 춤을 춘다 파릇파릇 새싹이 수줍게 인사하고 느낄 듯 말 듯 부는 바람에 꽃향기 기분 좋게 다가오고 ​온 세상 봄단장으로 새로 나온 그림책을 보듯 즐거운 마음으로 일상을 펼친다 설렘에서 희망으로 푸른 이야기 만들어가는 계절 이곳에 오래오래 머물고 싶다 2024. 3. 27.
우리는 지금 / 장광규 삶은                       靑心 장광규 태양이 반갑게 솟아오르면 발걸음 활기차게 내딛으며시를 쓰고 그림을 그린다 커다란 일도 소소한 일도 좋은 일도 궂은일도밤에 잠자는 시간까지도 시가 되고 그림이 된다. 시집으로 엮어내지 않아도 거창한 전시회가 없더라도  솜씨는 자연스럽게 드러나 훌륭한 작품으로  더러는 형편없는 졸작으로 세상의 평가를 받기 마련이다 행복한 일상을 위하여 희망의 내일을 향하여 원고지와 붓을 챙기지 않아도 고급 물감이 아니더라도 바른 생각 당당한 몸짓으로 희로애락의 숲을 헤쳐 나가며 오래도록 기억될 시를 남기고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려고 소중한 오늘을 수놓는다 2024. 1. 31.
웃음이 좋다 / 장광규 웃음이 좋다 靑心 장광규 건강에도 좋고 남이 보기에도 좋은 웃음 아무 때나 헤프게 웃을 수도 억지로 만들어 웃을 수도 없다 ​ 슬퍼하는 것 그래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싫지만 웃을 수 있는 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 기쁘고 즐거울 땐 저절로 웃음이 나와 밝고 환하게 웃을 수 있어 좋다 ​ 아프거나 고통스러울 때 분하고 억울할 땐 울지 않을 수 없어 엉엉 울고 싶을 때도 있다 ​ 아픔보다는 건강을 슬픔보다는 기쁨을 향하여 앞으로 걸어갈 일이다 평범한 길 위에서 비틀거리지 말고 행복한 웃음의 길을 가자 ​ 2023. 12. 3.
시인의 계절 / 장광규 시인의 계절 靑心 장광규 가을은 아름다운 차림새로 반가운 얼굴로 찾아오는 계절 맑고 푸른 하늘 산들산들 부는 바람 곱게 물드는 나뭇잎 익어가는 풀 냄새 볼 붉어지는 과일이 분위기를 잡는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생각을 집중할 수 있어 저절로 떨어진 알밤 줍듯 자연스럽게 글이 태어난다 시인이 되는 계절이 아니어도 하늘 닮은 여유로움으로 호수 같은 잔잔함으로 바람처럼 시원스러움으로 느낌을 노래하면 언제나 가을이다 2023.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