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노래495 곡우 / 장광규 곡우 靑心 장광규 청명과 입하 사이 양력 4월 20일경에 드는 절후 곡우는 봄비가 내리는 날이라는 뜻으로 이 무렵엔 비가 자주 내려야 농작물이 잘 자라고 기름지게 된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는 속담이 있듯 비를 기다리며 풍년을 기원한다 이때 나무에 물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기 나무에 수액을 받아 먹으며 건강도 챙긴다 조석으론 차가운 기온이지만 낮으로는 여름 날씨를 보이기도 한다 2005. 9. 22. 성에 대하여 / 장광규 성에 대하여 靑心 장광규 전파를 타고 흐르는 자연스러운 언어들 몽정 월경 자위행위 성교 성(性)에 대하여 말하는 걸 부끄럽게 여기며 입 다물고 쉬쉬해야만 품위 있는 사람으로 생각했지 세상 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 성에 관한 상식이나 경험을 숨기는 것이 못나고 뒤떨어진 사람이 될 정도로 자꾸 변하고 바뀌어가지 태어날 때부터 호호백발이 될 때까지 성의 좋은 느낌을 간직하면서 꾸준히 사랑을 나누며 사는 것이 건강한 삶의 활력소가 된다지 중요한 것은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알고 성욕을 참을 줄도 아는 정상적인 행위를 인간만이 지킬 수 있다는 것이지 2005. 9. 22. 행복한 만남 / 장광규 행복한 만남 靑心 장광규 지하철역에 이르면 목적지를 가려는 사람들을 개표소 앞에서 만난다 더러는 한두 번 보기도 했겠지만 날마다 얼굴들이 낯설다 새로운 얼굴들을 만나면 힘이 솟는다 그들의 모습에는 밝은 웃음이 있다 삶을 일구러 가는 발걸음 걸음마다 희망과 보람을 가득 간직한 느낌이다 하는 일 하는 곳은 다 달라도 열심히 몸과 마음을 움직일 것이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만나면 좋겠다 서로 대화는 없어도 서로 마주치지 않아도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라도 좋다 일터에는 함께 일하는 얼굴들이 있다 같은 생각 같은 일이 있다 때론 같은 일로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고 부대끼며 헤쳐나가는 즐거움도 있다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가족들이 있다 매일 마주 보는 얼굴이지만 떨어졌다 다시 만나.. 2005. 9. 22. 바나나를 먹으며 / 장광규 바나나를 먹으며 靑心 장광규 시장에서 사 온 바나나를 잘 익은 거라며 맛있게 먹지만 그건 잘 익은 것이 아니다 그건 맛있는 것도 아니다 베트남 전쟁에 갔을 때 매복 나갔다 돌아오며 전우가 꺾어다 준 바나나 가지에는 정말 맛있는 것이 많았다 하나 둘 잘 익은 것만 따먹고 나머지 덜 익은 것은 가만히 두면 저절로 노랗게 익어가곤 했다 바나나를 먹으면 베트남 생각이 난다 뜨겁디 뜨거운 날씨 엄청나게 쏟아지는 남국의 소나기 영원히 잊히지 않는 정글 새벽에도 울어대는 산새소리 무표정 속의 웃음과 눈물 모깃소리 총소리 대포소리 따뜻하게 나눈 전우애 고향생각 가족 생각 2005. 9. 22. 신비의 행복 / 장광규 신비의 행복 靑心 장광규 무엇 때문일까 어느 신비의 세계에 살고 있는 걸까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순서는 없다 한번 불길이 치솟기 시작하면 있는 힘 남김없이 다 쏟아붓는다 이 세상 마지막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다른 아무것도 생각할 틈이 없다 파란 하늘을 날고 있는 느낌이다 하얀 뭉게구름 위에 뜬 기분이다 이렇게 좋을 수가 있을까 한바탕 거대한 천둥이 치는 듯 큰 파도가 몰려와 부딪히는 듯 몸의 움직임은 절정에 이른다 모든 것을 아름답게 여기는 동안 기쁨의 짧은 순간은 끝난다 남녀의 정상적인 성교는 행복한 삶의 밑거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사랑과 함께 힘의 소모도 뒤따른다 새 생명을 잉태하기도 하고 순간의 만족으로 지나가기도 하면서 2005. 9. 22. 하늘을 보며 / 장광규 하늘을 보며 靑心 장광규 구름 덮인 하늘은 싫다 안개 낀 하늘도 싫다 비 오는 하늘 눈 내리는 하늘을 보고 싶은 것도 아니다 친척이나 친지가 초대한 기쁘고 즐거운 잔칫날 일 년에 몇 차례 명절 때 먼 길 따라 고향 가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쳐다본 하늘 지워도 지워지지 않고 새로 나온 물감으로도 칠할 수 없는 안개 걷힌 하늘 비 갠 하늘이 보고 싶다 오곡백과 익어가며 황금물결 넘실대는 들녘에서 넋 놓고 쳐다본 하늘 그 높고 파란 하늘이 보고 싶을 뿐이다 2005. 9. 22. 처서 / 장광규 처서(處暑) 靑心 장광규 구름 깨끗이 쓸어낸 하늘 잠자리 몇 마리 여유롭게 날고 사람의 발걸음 가벼워 보이는데 햇볕에 얼마나 시달렸으면 나뭇잎 저렇게 변해갈까 2005. 9. 22. 독백 / 장광규 독백 靑心 장광규 언젠가 어느 기성작가의 절필 선언이 신문에 실렸다 붓을 꺾는다는 뜻인데 다시는 글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독자들이 전화도 하고 야단스럽던 적이 있었다 뜬금없이 그 작가의 심정을 이해하고 싶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나를 본다 글을 쓰겠다고 글을 써보지만 글다운 글을 발견할 수 없다 아무런 발전이 없다 신선한 맛이 나지 않는다 조금씩의 변화도 없다 언제나 틀에 박힌 똑같은 모습들이다 머리 나쁜 아이가 열심히 노력하며 공부하는데도 항상 그 성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것만은 대견스럽다 그릇에 건져 담을 건더기가 없다 지금까지 헛수고만 한 느낌.. 2005. 9. 22. 전국노래자랑 / 장광규 전국노래자랑 靑心 장광규 서울에서 강원으로 바다 건너 제주까지 찾아가고 달려가서 손꼽히는 명소도 소개하고 고장 특유의 사투리로 모인 사람들을 웃기기도 하며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진행 가사며 박자는 몰라도 좋아 자작곡으로 부르는 할머니 가족과 함께 나온 아이의 재롱아주머니의 즐거운 춤과 노래신나는 노래뿐 아니라장기자랑도 특산물도 등장하는출연자들의 자연스러운 연출전국 방방곡곡을 돌며노래와 흥겨움을 보여주는전국노래자랑일요일 한때 TV를 통해인기가수들의 노래도 듣는누구나 좋아하는 방송 2005. 9. 22. 이전 1 ··· 52 53 54 5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