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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노래492

꽃에게 / 장광규 꽃에게 靑心 장광규 웃는 모습이 좋아 오라는 손짓 없어도 조용히 그곳을 향하여 가까이 다가가면 부드러움으로 반기는 꽃 약속 없는 만남이지만 멀리서 느끼지 못한 아름다움과 설렘이 있고 향기까지 듬뿍 주는 꽃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좋아하는 마음을 속 시원하게 말하고 싶은데 전할 길 막막하여 오랫동안 그대 곁에 머물지만 언제나 웃기만 하는 꽃 2024. 4. 17.
봄빛 / 장광규 ​ 봄빛 ​ 靑心 장광규 ​ 사계절 끝자락의 엄동설한 불편을 겪어야 하는 시간 앞으로 가는 길은 낯설지 않아 흔들리지 않고 걷노라면 남풍이 부는 시절을 만난다 ​ 반갑다며 포옹하지 않아도 서로 잘 아는 사이 그대를 봄으로써 봄을 느끼고 그대는 우리를 봄으로써 봄이 되니 ​ 하늘은 맑은 얼굴로 웃고 아지랑이는 잡힐 듯 손짓한다 종달새 흥겹게 노래하고 나비는 훨훨 춤을 춘다 파릇파릇 새싹이 수줍게 인사하고 느낄 듯 말 듯 부는 바람에 꽃향기 기분 좋게 다가오고 ​ 온 세상 봄단장으로 새로 나온 그림책을 보듯 즐거운 마음으로 일상을 펼친다 설렘에서 희망으로 푸른 이야기 만들어가는 계절 이곳에 오래오래 머물고 싶다 2024. 3. 27.
우리는 지금 / 장광규 우리는 지금 靑心 장광규 태양이 반갑게 솟아오르면 발걸음 활기차게 내딛으며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린다 커다란 일도 소소한 일도 좋은 일도 궂은일도 밤에 잠자는 시간까지도 시가 되고 그림이 된다. 시집으로 엮어내지 않아도 거창한 전시회가 없더라도 솜씨는 자연스럽게 드러나 훌륭한 작품으로 더러는 형편없는 졸작으로 세상의 평가를 받기 마련이다 행복한 일상을 위하여 희망의 내일을 향하여 원고지와 붓을 챙기지 않아도 고급 물감이 아니더라도 바른 생각 당당한 몸짓으로 희로애락의 숲을 헤쳐 나가며 오래도록 기억될 시를 남기고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려고 소중한 오늘을 수놓는다 2024. 1. 31.
웃음이 좋다 / 장광규 웃음이 좋다 靑心 장광규 건강에도 좋고 남이 보기에도 좋은 웃음 아무 때나 헤프게 웃을 수도 억지로 만들어 웃을 수도 없다 ​ 슬퍼하는 것 그래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싫지만 웃을 수 있는 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 기쁘고 즐거울 땐 저절로 웃음이 나와 밝고 환하게 웃을 수 있어 좋다 ​ 아프거나 고통스러울 때 분하고 억울할 땐 울지 않을 수 없어 엉엉 울고 싶을 때도 있다 ​ 아픔보다는 건강을 슬픔보다는 기쁨을 향하여 앞으로 걸어갈 일이다 평범한 길 위에서 비틀거리지 말고 행복한 웃음의 길을 가자 ​ 2023. 12. 3.
시인의 계절 / 장광규 시인의 계절 靑心 장광규 가을은 아름다운 차림새로 반가운 얼굴로 찾아오는 계절 맑고 푸른 하늘 산들산들 부는 바람 곱게 물드는 나뭇잎 익어가는 풀 냄새 볼 붉어지는 과일이 분위기를 잡는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생각을 집중할 수 있어 저절로 떨어진 알밤 줍듯 자연스럽게 글이 태어난다 시인이 되는 계절이 아니어도 하늘 닮은 여유로움으로 호수 같은 잔잔함으로 바람처럼 시원스러움으로 느낌을 노래하면 언제나 가을이다 2023. 9. 22.
딸아이 / 장광규 딸아이 靑心 장광규 여자아이들 재롱부리는 걸 넋 놓고 쳐다보다 딸아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 태어나면 좋은 이름 만들어주려고 마음속으로 지은 이름 아들아이들은 제대로 찾아주었는데 딸아이가 없어 남게 된 이름 순할 순(順) 보배 진(珍) 허공에서 맴도는 '순진'이 그래서 더욱 딸이 그립다 2023. 9. 8.
시는 생활이다 / 장광규 시는 생활이다 靑心 장광규 시는 생활 속에 있네 기쁜 일이거나 즐거운 일이거나 혹은 슬퍼서 울었거나 이건 아닌데 싶은 일들을 솔직하게 끄집어내는 것이네 연필만 가지고 쓸 수 있는 것도 컴퓨터만 있으면 되는 것도 아니네 눈으로 살피고 손으로 만져보고 입으로 맛을 보고 귀로 들어보고 코로 맡아보고 발로 밟아보고 몸에 대보고 머리로 생각하고 마음으로 느낌을 받아 고운 체에 걸러 그릇에 담아야 하네 2023. 8. 25.
매미와 함께 / 장광규 매미와 함께 靑心 장광규 매미가 운다 매미는 아침 일찍 일어나 요란하게 울어댄다 달력 속의 말복이 가까이 다가오고 가마솥더위는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너에게는 울음소리로 들리고 나에게는 노랫소리로 들리기도 하는 매미 소리 매미 소리에 짜증스럽기도 하고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며 여름이 가고 있다 더위가 간다 2023. 8. 5.
영등포에 살다 / 장광규 영등포에 살다 靑心 장광규 보따리 하나 들고 아내와 함께 낯설고 물설은 서울 영등포에 온 것이 추억이 되었네 소주를 생산하는 곳이 있고 맥주를 만드는 곳도 두 군데 있어 술을 좋아하는 나그네를 반겨주었네 아이들이 태어나 어른이 되고 귀여운 손자도 여럿 보고 술 공장은 먼 곳으로 이사를 하고 나는 술과 영원히 이별을 하고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일상 속에 세상도 환경도 변하여 가네 태어나 자란 곳보다 더 오래 살고있는 곳 그래도 타향이지만 아이들에겐 고향인 곳 영등포역 신길역 여의도역이 가까이에 있어 교통도 편리하네 영등포공원에 나가 계절의 흐름을 느끼기도 하고 방송국이랑 63빌딩이 있는 여의도 구경도 하고 넓고 탁 트인 곳 한강공원에 나가 바람도 쐬며 새봄의 향기 속에 살아가네 2023.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