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식(蠶食)
靑心 장광규
나이를 먹는다
나이를 먹는 것은
쌓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지우는 것
누에가 먹이를 먹듯
세월을 끌어와
오늘을 맛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누에는 뽕잎을 먹으며
비 오는 소리를 남기고
사람은 일상의 흔적으로
희로애락을 남기며
낮에는 밤으로
밤에는 아침으로
봄에서 여름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겨울이면 다시 봄으로
계절을 느끼며
반복과 변화 속
내일이 온다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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