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나고
靑心 장광규
긴 장마 지나간 팔월 초
하루아침에 달라진 세상
내리쬐는 햇볕은 불덩이
피부 깊숙이 자극하여
굵은 땀방울을 만든다
그칠 줄 모르는 장맛비
지겹고 귀찮았는데
낮에는 찜통더위
밤에는 열대야에
우산 펼칠 때가 좋았다
말복 지나 처서 무렵에
폭염이 물러갈 텐데
달력 속 말복과 처서는
저만치에서 졸고 있다
더위가 무서워
시원한 그늘과 물을 찾아
산으로 바다로 가고
뜨거움에 놀란 매미는
여름아 어서 가라
목쉰 소리로 빠른 곡조로
울면서 노래한다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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