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靑心 장광규
손자국이며 체취며 흔적들을
고스란히 남겨두고
아쉬움과 허무함만을
간직하고 돌아온 사람에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없이
아내는 무슨 고민을 하는지
얼굴빛이 어둡게 변해가고
멍든 사람은 차마
속에 있는 말 못 하고 견디는데
밤이 되어도 잠잘 기미가 없다가
낮이면 코 고는 소리를 내며
저렇게 혼자만 쓰러져 있고
누워야 할 사람 눕지 못하고
누워있는 사람 일으키려고
무너져 내린 절망의 부스러기를
하나씩 하나씩 치워가는데
세월이 달래주었을까
아내의 얼굴에 웃음이
이제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나도 아내의 얼굴을 생각해
아직은 겉으로만 웃어본다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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