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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꽃이 된다

시집에서(42) / 장광규

by 청심(靑心) 2022. 8. 20.

 

 

씨앗 이야기

 

                                靑心 장광규

 

씨앗입니다
사람들 곁에서 편히 지내다
푸른 계절을 찾아 길을 갑니다

 

농부의 포근한 도움으로
대지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아
껍질을 벗고 나오려고 하지만
환경은 침묵하며 기다리라 합니다

 

가뭄으로 대지는 타 들어가고
목말라 초주검이 되어버린 나는
비라도 쏟아져야 물을 마시며
정신 가다듬고 일어설 것 같습니다

 

애타게 기다리는 비가 내려
이제야 새싹으로 태어납니다
자랄 수 있는 풍토가 되었으니
작은 내 한 몸 희생하여
더 굵고 더 많은 종족을 남기렵니다

 

저기 장마가 오고 있습니다
이제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내가 물속에 잠기지나 않을까
흙과 함께 떠내려가지나 않을까
그게 겁이 납니다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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