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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며 느끼며

좋은 계절이다 / 장광규(張光圭)

by 청심(靑心) 2008. 4. 21.

 

같은 날 두 장의 결혼 청첩장을 받았다.    
두 집의 결혼식 날짜가 같다.    
혼자 두 군데를 갈 수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한다.    
한 사람은 고향사람으로    
집안의 동생뻘 되는 사람이다.    
또 한 사람은 직장생활을 같이 하면서    
비교적 가깝게 지냈던 사람이다.    
    
동생뻘 되는 사람은 아들의 결혼식이고,    
옛 직장동료는 딸의 결혼식이다.    
아들의 결혼식을 하는 곳은 분당이며    
시간은 오후 한 시다.    
딸의 결혼식을 하는 곳은 부평으로    
시간은 오후 한 시 이십 분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두 곳 다 직접 가고 싶다.    
그러나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가까운 곳에서 시간차를 두고    
결혼식을 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같은 시간대에    
더구나 거리가 아주 많이 떨어져 있다.    
    
며칠을 생각하게 한    
그 결혼식이 바로 오늘이다.    
옛 동료에게는 집사람이 간다.    
직장생활을 할 때 부부동반으로    
제주도 여행도 함께 다녀온 사이다.    
지금도 왕래가 있다.    
그러기에 집사람이 가도 될 것 같다.    
그곳에 가면 그동안 못 보던 얼굴들도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서운하다.    
난 분당으로 가기로 한다.    
가서 고향사람을 만나자.    
연락 못하고 지낸 사람들을    
만나는 기쁨이 있으면 좋겠다.    
자! 기분 좋게 출발이다.    

                  2008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