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의 여행
靑心 장광규
이른 봄 땅에 볍씨 뿌려
알맞게 크면 모내기를 하지
벼 포기로 쑥쑥 자라
여름 지나 가을 되면
알알이 벼 이삭으로 여물지
누런 껍질 벗고 나와
하얀 피부로 탄생하면
비로소 쌀이 되는 것이지
깨끗한 물로 여러 번 몸을 씻고
밥솥에 들어가 있으면
뜨거운 불이 유혹하지
훈김이 얼마나 센 지
몸집이 자꾸 불어나
먹기 좋은 밥이 되지
준비된 식탁에 올라
숟가락과 수저에 의해
반찬과 동행으로
입안을 통해 여행은 시작되지
어둡고 깊은 곳
꼬불꼬불 골목을 통과해
환한 세상으로 나올 때는
온통 황금색으로 변하지
몰라보게 바뀌어버린 몸
논에서 탈바꿈이 시작되지
벼 포기에 양분을 제공하며
다시 둥근 알맹이로 태어나
건강을 향한 쌀의 여행은
인류와 함께 영원히 계속되지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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