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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오호

우리도 초보였다 / 장광규(張光圭)

by 청심(靑心) 2012. 2. 27.

 

누구나 초보운전 시절이 있기 마련이다.         
넓은 길이 좁게만 느껴지고, 차를 가지고 도로에 나가면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운이 좋았다 싶을 정도로 아찔한 순간도 여러 번 겪으며 어렵고 두렵기만 한 게 운전이다.         
서두르지 말고 침착해야지, 앞뒤 좌우를 살피며 가야지 생각하지만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다.         
다른 운전자들에게 불편을 주기도, 불안감을 주기도 해 가끔은 실랑이와 고성이 오가기도 한다.         
특히 여성들이 초보운전을 하면 부근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여자가 집에서 밥이나 하지, 차는 왜 몰고 나왔어" 라며 쳐다보면서         
경적을 울리기도 하고 일부러 흐름을 방해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그러기에 초보이면서 초보 스티커를 붙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자, 그러면 초보운전자들의 차량에 붙은 문구를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 갓난아이가 타고 있어요         
- 초보입니다 양보 부탁드려요         
- 진짜 왕초보입니다         
- 할아버지가 운전하고 있습니다        
- 발로 하는 운전이라 미안해요        
- 귀여운 아이가 자고 있어요        
- 초보를 사랑합시다        
- 면허 따러 가는 중        
- 나도 내가 제일 무서워요        
        
- 나는 밥하러 간다        
- 초보도 달리고 싶다        
- 앞만 보고 1박 2일        
- 거침없이 3시간 직진 중        
- 어머! 글씨가 보이나요 그러면 너무 붙으셨다        
- 이 안에 초보 있다        
- 장롱면허 10년 차        
- 답답하죠? 나는 환장하겠습니다!        
        
- 운전은 초보 성질은 람보         
- 당황하면 후진해요         
- R아서 P하세요         
- 바짝 붙지 마세요 언덕길 시동 잘 꺼짐         
- 옆 뒤 볼 시간 없음         
- 무면허와 다름없음         
- 백미러 안 보고 운전합니다 절대 가까이 오지 마세요         
- 뒤에서 화내지 마세요         
- 빵빵거리면 깜짝 놀라요         
         
코팅까지 예쁘게 한 문구는 애원형, 재치형, 협박형 등 다양하다.         
젊은 남녀가 공손히 절하는 모습, 노란 병아리 등 각종 그림이 등장한다.        
운전하면서 짜증도 나지만 웃음이 저절로 나와 잠시나마 피로를 풀 수 있다.   

 

                           2012년 5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