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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心의 詩494

아침이면 / 장광규 아침이면                                靑心 장광규 아침이면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처럼 불끈불끈 솟아오를 게 있다 아침마다 태양이 변함없이 찾아오듯 봄날 새싹이 땅을 뚫고 올라오듯 영원히 시들지 말아야 할 게 있다 포근히 잘 잤으니 편히 푹 쉬었으니 잠을 깨고 일어나 꿈을 털고 일어나 하늘 향해 뜨겁게 인사하라 태양보다는 작지만 태양처럼 야무진 남성이여! 누워만 있지 말고강하게 일어서라태양은 온 누리를 밝히고너는 행복을 열어라태양보다 더 환하게태양보다 더 둥글게태양보다 더 힘 있게너의 희망을 알려라 2005. 9. 22.
가을이 가네 / 장광규 가을이 가네                             靑心 장광규 맑은 날씨 상쾌한 하루 즐겁게 지낸 소풍날 신나고 기분 좋게 놀다 하나 둘 헤어지면 아쉬운 마음 운동회 날 모여든 사람들 흥겹게 어우러진 힘찬 박수 함께 지른 큰 함성 그대로 두고 흩어져가는 발걸음 파란 하늘 보며 웃어주는 해바라기랑 코스모스랑 시들어가고 아름다운 단풍 바람에 날리면 가슴에 스며드는 허전한 느낌 자고 나면 얼굴 마주치며 웃고 지내던 옆집 소꿉친구 순이 결혼하여 멀리 떠나간 이별 초가을 지나면 늦가을 햇살은 반짝이며 미소를 보내고 아침저녁 옷깃을 스치며 시원스레 부는 바람도 이제는 싸늘한 바람 바람에 밀려오는 허무함 구름인지 어두움인지 하늘빛은 무겁게 변해가고 2005. 9. 22.
이게 아닌데 / 장광규 이게 아닌데 靑心 장광규 큰 바늘 작은 바늘 움직이며 시간만 맞으면 되는데 값비싼 시계를 내보이며 이 정도는 차고 다녀야 한단다 운행하기 주차하기 작은 승용차가 마음에 드는데 이게 뭐냐며 큰 차로 바꾸라 한다 간편한 옷차림이 좋은데 넥타이에 정장을 해야 사람이 점잖게 보인단다 고급 음식점에서 외식도 하고 팁 주며 비싼 술도 마시고 야외로 돌아다니며 구경도 하며 살아가란다 겉치레로 덮는 것은 싫어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평범한 삶인 줄 알았는데 이제 나이도 있고 하니 걸맞게 살아야 한단다 혼자 생각대로만 생활할 수 없는 혼자 편한 대로만 행동할 수 없는 세상살이의 조화와 순리인데요즘 사는 모습 속에는 이게 아닌데 싶은 일들이 너무도 많아 머리가 어지럽다 2005. 9. 22.
고향에 서서 / 장광규 고향에 서서                                    靑心 장광규 사람이 사람을 외면하고 무관심으로 내버려 두면 따돌림당하는 사람은 혼자된 느낌이네헤어나기 힘들 정도의 고통이사람에게만 있는 줄 알았던 따돌림이 우리가 태어난 땅에서도 나타나니 서운한 마음 아쉬운 마음이네 어릴 적 뛰놀던 곳 떠나 살면서어쩌다 한 번쯤 찾아올 때면촌로들의 반김만 있을 뿐아이들 노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산천은 등 돌린 채 먼 곳만 바라보고 있네바쁜 일상에 매달려 잠시 잊었지만그리 쉽게 머릿속에서 지워지겠는가언제나 변함없이 가까이하고픈포근한 너의 품과 다정한 나의 마음으로처음처럼 우리는 서로 어울리며웃음의 꽃은 피어나야 하기에나그네 너의 곁으로 자주 오련다이제 돌아서서 마주 보며 포옹하자 2005. 9. 22.
아이들은 몰라요 / 장광규 아이들은 몰라요 靑心 장광규 어른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뜨거운 국물을 먹으면서도 모락모락 나는 김을 호호 불며 뜨거운 커피를 마실 때에도 높은 온도로 물을 끓여내는 뜨거운 탕 속에 들어가서도 '아! 시원하다' 나이 든 어른들은 무더운 찜통더위에에어컨 바람을 쐬면서도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차가운 음료수를 마시면서도 시원하게 만든 차가운 요리를 맛보면서도 '아! 시원하다'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서도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서도 하는 말은 똑같다 '아! 시원하다' 2005. 9. 22.
대서 / 장광규 대서 靑心 장광규 소서와 입추 사이 양력 7월 23일경에 드는 절후 대서는 큰 더위라는 뜻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고더위에 염소뿔도 녹일 듯 큰 더위가 이어진다 이 시기는 중복 때이므로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장마전선이 형성되고비를 뿌리며 불쾌지수도 높고참외랑 수박이랑 맛있는 과일이 풍성하게 나오는 철이기도 하다 2005. 9. 22.
가고 싶은 곳 / 장광규 가고 싶은 곳 靑心 장광규 저 고개 너머에 여유로운 들판조그마한 마을 하나 옹기종기길을 모르는 것도먼 곳도 아닌데마음다짐 마음대로 지켜지지 않아간다 간다 하면서 못 가는 현실 그 조그마한 마을에계절이 줄을 서서 오고 가면비랑 눈이랑 기다리지 않아도 내리고바람은 산들산들 신바람 소리꽃은 향기로 피고새들은 지저귀고냇물이 졸졸졸 맑은 노래 부르면산은 야호 야호 메아리치며여름이면 여름을 느낄 수 있고겨울이면 겨울맛이 나는 곳 동네 사람 함께 어울리는 사이만나면 웃으며 반가운 인사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평화롭고 정겨운 모습주고받는 이야기 촌스러워도두고두고 기억될 진실들간직하고 나아갈 영원한 뿌리 2005. 9. 22.
양계장으로 간 닭 / 장광규 양계장으로 간 닭 靑心 장광규 자식같이 가족같이 지내며아침에 문 열어주면앞다퉈 밖으로 나와마음대로 돌아다니며자라나는 잡초를 뜯어먹었지땅에서 벌레도 잡아먹고'구구' 불러 주는 모이도 먹었지저녁이면 다시 닭장으로 들어가편안하게 잠을 자기도 했지어느 날 양계장을 만들더니그곳으로 보내졌지생산공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처럼군대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처럼틀에 박힌 단체생활을 하면서알을 만드는 노동을 하고 있지자연과 가까이하기가 힘들어지면서자유가 조금씩 조금씩 줄어들고날개의 기능이 퇴화해 가고사람들의 사랑이 자꾸만 멀어져 가지 2005. 9. 22.
곡우 / 장광규 곡우                                                                           靑心 장광규 청명과 입하 사이 양력 4월 20일경에 드는 절후 곡우는 봄비가 내리는 날이라는 뜻으로 이 무렵엔 비가 자주 내려야 농작물이 잘 자라고 기름지게 된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는 속담이 있듯 비를 기다리며 풍년을 기원한다 이때 나무에 물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기 나무에 수액을 받아먹으며 건강도 챙긴다 조석으론 차가운 기온이지만  낮으로는 여름 날씨를 보이기도 한다 2005.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