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2003
靑心 장광규
전자상가를 둘러보고
올라가면 의류상가가 보이고
헌책을 함께 파는 서점가도 있고
신발상가를 구경하고 나면
없는 것이 없다는 도깨비시장으로
거리는 인파의 물결로 넘친다
고가도로 교각 사이에 사는
비둘기들은
매점 아주머니가 던져주는
라면 부스러기와 빵 조각을
먹으러 날아든다
그 속에는
어디서 어떻게 되었는지
왼쪽 다리가 없는 비둘기가 있다
사람들이 구경을 한다
말은 안 해도 눈빛으로
그 불쌍한 비둘기에 관심을 보인다
청계천을 예전처럼
맑게 흐르는 물을 볼 수 있도록
복원공사를 시작한단다
언제쯤이면
불구가 된 비둘기도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정에 굶주린 나그네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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