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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흐름 / 장광규 세월의 흐름                靑心 장광규   아들딸 태어나 크는 재미에 사노라면 어느 틈에 성장하여 손자 손녀도 얻게 되고 아들이랑 손자랑 한자리에 모이면 아버지가 되고 할아버지가 되어 즐겁고 흐뭇한데 아들에게 아버지는 손자에게 할아버지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밖에서 사람들 만나 세상 사는 이야기하며 아들 자랑 딸 자랑 손자 자랑 손녀 자랑 꺼내고 행복한 사연도 풀어놓지만 어찌하고픈 말 다 하겠는가 세월이 흐르며 연륜이 쌓일수록 지켜가야 할 것은 육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일 것이다 나이 들어도 아들딸에겐 부모지만 부모 앞에선 아들딸이기에 2011. 3. 27.
한파 / 장광규 한파                           靑心 장광규 인자하신 할아버지 몹시 화가 나셨다 말없이 할아버지 얼굴만 쳐다본다 누군가 군불을 때기 위해 아궁이에 청솔가지를 넣었나 보다 매운 연기 사방으로 번져 눈물이 나고 콧물이 난다 맞기보다 기다림이 더 떨리는 계급 순으로 줄 서서 맞는 매 지금 그 순간이다 2011. 3. 27.
서울에서 / 장광규 서울에서                                 靑心 장광규 서울 사람 서울 지리에는 눈이 밝으리라 여겼다 살고 있는 주변 정도는 잘 알고 있으리라 믿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옆집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지리에는 얼마나 관심이 있겠는가 목적지를 찾으려면 몇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아야 하고 몇 통의 전화를 해야 한다 면적이 넓어서 그럴까 빠르게 변해가는 환경 때문일까 바쁘게 사느라 시간이 없어서 그럴 거야 2011. 3. 27.
몹쓸 사슬 / 장광규 몹쓸 사슬                靑心 장광규 입 꼭 다물고 고통 견딘 힘없는 사람들의 대물림되는 가난 못 배운 설움 더 이어지면 불행 여기서 뚝 끊어야 할 불편한 사슬  입 열고 눈 크게 떠 겁 없는 사람들의 위장전입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병역기피 논문 중복게재 계속되는 부정은 이제 싹둑싹둑 잘라야 할 부패의 사슬 2011. 3. 27.
8월 / 장광규 8월                            靑心 장광규 장대비를 엄청나게 쏟아내더니 하늘은 파랗게 멍든 채 뭉게구름 몇 점 두둥실 떠 있고 태양은 뜨겁게 녹아내려 삼복더위는 막바지 기승을 부리고 장마는 저만큼 비켜나 졸고 어디선가 매앰 매앰 맴 매미소리 2011. 3. 27.
피서철 / 장광규 피서철                        靑心 장광규 무지개를 잡겠다고 나선 사람 콘크리트 건물 숲 속에 갇혀 한 번도 무지개를 본 적 없고  더위를 피해 찾아간 고향 부엌에선 음식을 준비하고 반가운 얼굴들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먹는 술에얼큰한 술안주가 좋고 원두막에 가면싱싱한 과일냄새에마음은 소년이 되고 옷 훌훌 벗은 동네 꼬마들거시기도 시원해 보이고마을 앞 냇물에 들어가미역을 감는 것인지물장난을 치는 것인지 여름을 식히는 소나기 내리고가까운 듯 먼 곳에아름다운 무지개 나타난다 2011. 3. 26.
여름의 외침 / 장광규 여름의 외침                      靑心 장광규 때를 만난 집중호우는 위력을 뽐내려는 듯 게릴라성으로 국지성으로 다양한 카드를 내민다  주동자는 장대비고 투쟁가는 천둥이며 비장의 무기는 번개요 지원군은 태풍이다  엄청난 강우량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다 자연을 훼손하지 마라 생태계를 보전하라 공해를 줄여라 물을 소중하게 생각하라 2011. 3. 26.
집중호우 / 장광규 집중호우                    靑心 장광규 먹구름이 잔뜩 모여들더니 번개가 번쩍 찌르륵 천둥은 우르르 쾅 우르르 쾅비는 쉼 없이 주룩주룩  어느 곳에 피해가 있는지 어디 무엇이 어떻게 되었는지 TV를 켜고 신문을 펼친다 어허 그곳에 둑이 무너지고 도로가 떠내려가고 건물이 흙탕물에 잠겼다 여름에 찾아오는 장마 장마 속에 끼어드는 집중호우 사람들이 힘을 모아 바삐 움직이고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복구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은 환하게 웃는다 2011. 3. 26.
추억 속으로 5 / 장광규 추억 속으로 5          -여름밤                           靑心 장광규 마당에 모깃불 피워놓고 평상 위에 모인 초저녁 온 가족 한자리에 앉아 좋아하는 수제비로 저녁식사를 하고 반딧불이는 머리 위로 날아다니고 모기떼는 가까이에서 합창을 한다 하늘엔 별이 반짝반짝 빛나고 싱싱한 수박 속에는 까만 수박씨 총총 박혀있다 2011.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