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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는 心이다

시집에서(7) / 장광규

by 청심(靑心) 2021. 10. 1.

 

 

포근함

 

                      靑心 장광규

아내가 시장에 나가
감자를 사 오는 날이면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

수수한 모습으로 정을 주며
하지 무렵에 수확한다 하여
하지감자라 부르기도 하지
잎이랑 꽃이랑 웃음을 잃고
시들어갈 때쯤
엄마랑 아빠랑 함께
일요일 아침 감자를 캐노라면
조약돌처럼 둥글둥글한 것들이
슬며시 툭툭 불거지는 재미는
소풍날 보물찾기 하는 기분이었지

삶으면 더욱 순하고 부드러워
아이들의 간식이 되기도 하고
어른들이 새참으로 먹기도 했는데
오늘은 감자볶음으로 만나고
내일은 감잣국으로 올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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