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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며 느끼며

거짓말 / 장광규

by 청심(靑心) 2025. 3. 7.

 

아버지와 꼬마가 동네 목욕탕에 갔다. 탕에 먼저 들어간 아버지가 혼잣말로 '아! 시원하다, 

시원해'라고 하니까 꼬마는 탕 속의 물이 시원한 줄 알고 그냥 탕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탕 

속의 물은 꼬마에게 너무나 뜨거웠다. 꼬마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아버지에게 말은 못 하고 

속으로만 '아버지도 거짓말을 하네'라고 생각했다. 나이 든 사람은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서 

시원하다고 하는데, 탕에 들어가서도 뜨거운 물이 몸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 같아 시원하다는 

말이 나왔지만 꼬마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말았다.

거짓말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 대어 말을 함. 또는 그런 말'이라고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사전은 알려 준다. 거짓말에도 크기가 있을 것이다. 거짓말을 해도 별 피해가 없이
그냥 넘어가는 작은 거짓말이 있고, 문제가 발생하여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큰 거짓말이 있을

수 있다. 작은 거짓말이라도 하지도 듣지도 않는 일상이라면 세상이 아름답고 행복할 것이다.

어릴 적 동네 어른한테 들은 이야기가 있다. 6·25 때 인민군에 잡혀 끌려가게 되었단다. 산속으로 

가면 살아서 온다는 희망이 없었다고 한다. 순간 부모님의 얼굴이 떠올라 기지를 발휘해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무슨 거짓말을 어떻게 했는지 말은 안 했지만, 그 거짓말을 하여 풀려나 가족 품으로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생에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거짓말이라면, 자기처럼 긴박한 상황이

닥칠 때 거짓말을 해서라도 살아남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밥 먹듯 거짓말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뜻일 것이다.

거짓말을 하면서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해괴한 변명을 하기도 한다. 장난 삼아 거짓말을 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국민이 지켜보는 공개된 곳에서도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눈에 보이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바른대로 말을 하여 문제를 해결해야지 누구를 위하여 무엇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거짓말을 하도록 부추기거나 동조해서도 안 될 것이다. 사적인 일이거나 

공적인 일이거나 거짓말을 하면 또 다른 거짓말을 낳아 우리 사회가 혼탁하고 어둡게 되는 요인이

된다. 거짓말은 몸과  마음을 괴롭게 하고, 물가를 자극하여 경제의 흐름을 둔화시키기도 한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 피해자라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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