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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노래

빛깔의 느낌 / 장광규

by 청심(靑心) 2005. 9. 22.

 

 

빛깔의 느낌

 

                     靑心 장광규

 

한겨울에도 변하지 않는
사철나무 이파리에는 희망이 있다
이파리를 따서 딱지치기하며
함께 놀던 동무들이 그립다
봄날 뾰쪽뾰쪽 내미는
새싹도 반가운 초록이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보이는
초록에서는 싱싱한 냄새가 난다

 

파란색을 보고 있으면
산들바람이 불어오고
구름 없는 하늘이 나타난다
몸과 마음은 한없이 가벼워져
힘이 솟고 의욕이 생기는
파랑에는 과일냄새가 있다

 

나뭇잎이 노랗게 물들면
가을날의 소년이 되어
낙엽을 줍는 소녀와 눈이 마주친다
노란 은행잎과 어우러져
그 소녀의 얼굴이 더욱 예쁘다
큰 나무 아래 낙엽을 들고 서 있는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이 떠오르는
노랑은 향긋한 냄새를 풍긴다

 

기다림과 그리움이 공존하는
회색으로 덮인 창공에서
솜 같은 흰 눈이 펑펑 쏟아진다
추억 속으로 아련히 젖어드는
회색엔 느낌의 냄새는 없다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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