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단풍 앞에서
靑心 장광규
새싹이 돋는 봄은 희망의 불씨였고
여름은 찜통더위로 힘을 보탰다
웃음으로 찾아오는 햇빛은 친구가 되고
노래하며 흐르는 물은 보약이었고
바람은 시원스레 불어 지칠 줄 몰랐다
아름다움에 아름다움을 더해 갈 때
눈에서 눈으로 입에서 입으로
고운 빛깔에 반해 감탄하지만
마음을 넉넉하게 해주는 매력도 있다
그 느낌 속에는
어린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청년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노인의 모습이기도 하다
타는 듯 붉게 물든 나뭇잎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작품이지만
이젠 자연스러운 이별을 위해
부드러운 몸짓으로 움직인다
변함없이 그랬듯이
아름답게 오는 것도
아름답게 가는 것도
가을이 주는 선물이며 약속이다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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