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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꽃이 된다

시집에서(63) / 장광규

by 청심(靑心) 2023. 4. 29.

 

 

도시의 풍속도

 

                      靑心 장광규 

산속에 물이 솟는 곳
약수터
그곳의 물이 좋다는 소문이
어느 틈에 쫙 퍼져
사람들이 용하게 모여든다

빗방울 내려앉아
깨끗한 물로 태어나려
여러 문턱 거치면서
지저분한 친구 떼어내고
몸에 좋은 약도 흡수하며
눈 아래 코밑까지 찾아왔는데
사람들은 수돗물 대신
약수를 받으러 간다

물다운 물을 마시겠다고
살아있는 물을 마시겠다고
약수터 있는 곳에
사람과 물통이
두 줄로 길게 줄을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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