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TV
靑心 장광규
TV 앞에 앉은 아내
가끔은 관상쟁이가 된다
등장하는 인물을 살피며
저 사람 귀가 커서
장수할 상이고
저 사람 콧날이 오뚝해
눈이 높을 것 같고
저 사람은 내가 볼 때
고집이 셀 것 같다며
어설픈 관상을 본다
건강프로를 보며
이번에는 의사가 된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등 푸른 생선이 좋고
신선한 야채가 좋고
기름에 튀긴 음식은 피하고
짜고 맵게 먹으면 안 되고
날마다 규칙적으로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다며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을
혼자만 아는 체 반복한다
경제 이야기가 중심이 되지만
때론 정치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슬픈 사연을 보며 눈물 흘리고
코미디를 보며 웃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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